5일 한국은행이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담은 '기업 자금조달 여건 및 평가' 분석 자료를 보면, 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지난해 4월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였다. 경기둔화로 투자를 미루는 기업이 늘고, 시중 금리도 계속 떨어졌기 때문이다.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 59bp를 나타낸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3분기에 49bp, 4분기에 43bp까지 하락했다. 올해 1~2월에는 39bp 수준까지 떨어졌다. 은행권의 기업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3분기 1.9%로 약간 올랐다가 4분기에 1.6%로 안정됐고, 올해 1~2월 사이에는 1.4%로 줄었다.
최근 한은이 실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에서도 은행들은 기업 대출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2분기 국내 은행들의 대출태도지수는 1년 전보다 1포인트 높은 8을 기록했다.
A등급과 AA등급 회사채의 금리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시장에서 A등급 회사채를 BBB등급과 같은 비우량채권으로 보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탓이다. A2(+)등급과 A1등급 사이의 CP금리 스프레드도 확대되는 추세다.
업종별 자금 여건도 극과 극이다. 건설·조선·해운처럼 경기회복만 기다리고 있는 업종의 은행대출 연체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또 제조업과 도소매업의 연체율은 2010년 4월 이후 줄곧 1%대 초반에 머물고 있지만, 건설·부동산업의 연체율은 2%대 초반에서 5%를 넘나들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한은은 신용등급과 업종에 따라 냉·온탕을 오가고 있는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고려해 "한계기업 구조조정 등을 통한 시장의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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