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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 사정 '극과극'… 저신용·경기민감 기업만 '냉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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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지난해 웅진그룹의 법정관리 신청 뒤에도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은 크게 나빠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용등급과 업종에 따른 편차는 더 커졌고, 경기에 민감한 일부 취약업종에서는 우량기업도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평균의 함정' 뒤에서 정작 돈이 급한 기업들은 속을 끓이고 있다는 의미다.

5일 한국은행이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담은 '기업 자금조달 여건 및 평가' 분석 자료를 보면, 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지난해 4월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였다. 경기둔화로 투자를 미루는 기업이 늘고, 시중 금리도 계속 떨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우량기업의 대출수요가 둔화되고, 쌍용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등으로 건설업계의 자금사정이 악화되면서 대기업 대출금리는 약간 올랐지만, 전반적인 금리 하락세가 뒤집히진 않았다.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 59bp를 나타낸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3분기에 49bp, 4분기에 43bp까지 하락했다. 올해 1~2월에는 39bp 수준까지 떨어졌다. 은행권의 기업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3분기 1.9%로 약간 올랐다가 4분기에 1.6%로 안정됐고, 올해 1~2월 사이에는 1.4%로 줄었다.

최근 한은이 실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에서도 은행들은 기업 대출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2분기 국내 은행들의 대출태도지수는 1년 전보다 1포인트 높은 8을 기록했다.
하지만 속사정은 복잡했다. 신용등급별로 저신용기업(7∼10등급)에 대한 은행 대출비중은 2011년 말 7.4%에서 지난해 말 5.4%로 떨어졌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지난해 10월까지 50%를 웃돌던 A등급 이하 회사채 발행 비중이 급격히 줄어 30% 초반으로 위축됐다. 기업어음(CP) 시장에서도 비우량물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반면 AA등급 이상 회사채 발행 비중은 지난해 10월 46.8%에서 올해 1∼2월 67.8%로 급등했다. 불과 4개월 사이 20%포인트나 비중이 늘었다.

A등급과 AA등급 회사채의 금리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시장에서 A등급 회사채를 BBB등급과 같은 비우량채권으로 보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탓이다. A2(+)등급과 A1등급 사이의 CP금리 스프레드도 확대되는 추세다.

업종별 자금 여건도 극과 극이다. 건설·조선·해운처럼 경기회복만 기다리고 있는 업종의 은행대출 연체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또 제조업과 도소매업의 연체율은 2010년 4월 이후 줄곧 1%대 초반에 머물고 있지만, 건설·부동산업의 연체율은 2%대 초반에서 5%를 넘나들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한은은 신용등급과 업종에 따라 냉·온탕을 오가고 있는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고려해 "한계기업 구조조정 등을 통한 시장의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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