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해 경매에 나온 용산 개발지구에 포함된 이촌동 소재 아파트 14건(중복 제외)의 평균 채권액이 15억930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지역 아파트 평균 감정가는 10억6964만원으로 채권액 대비 67%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이 지역 아파트 물건이 유찰 없이 1회차에 낙찰된다고 해도 소유주가 추가로 갚아야 할 빚이 평균 5억 원 이상 남는다는 의미"라면서 "현재 다수의 물건이 유찰을 거듭해 최저가가 경매청구액보다도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경매 추세로 볼 때 1회차에 낙찰되는 사례는 드물다. 용산개발의 시행사인 드림허브가 디폴트에 빠지면서 앞으로도 용산 일대 경매 물건의 신건낙찰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이 때문에 아파트 소유자들의 채무상환 부담과 함께 금융권의 미회수 채권도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올 3월 현재까지 경매에서 낙찰된 이 지역 아파트(6개)의 평균 낙찰가는 지난해보다 13.49%(1억801만원) 감소한 6억9274만원으로 더욱 하락했다. 평균 채권액은 지난해보다 34.12%(5억3867만원) 늘어난 21억1754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경매를 통해 집을 매각하면 총 채권액의 절반은 갚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경매에서 집이 팔려도 총 채권액의 3분의 1밖에 갚지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정 팀장은 "이촌동 소재 아파트는 개발호재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격 상승폭이 컸던 만큼 내림세도 급격한 흐름을 보이는 추세"라며 "용산개발 사업에 대한 가시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내림세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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