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는 슬라보예 지젝을 외국어대학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에미넌트 스칼러(Eminent Scholar·ES)'로 임용하기로 하고 통보 절차를 마쳤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6월에는 한국을 방문해 쌍용자동차 대한문 분향소와 파주 임진각, 비무장지대(DMZ) 등의 현장을 찾았다. 특히 쌍용자동차 대한문 분향소를 찾은 자리에서는 "이것은 전 세계적인 사안이고 더 많이 알려져야 한다"며 쌍용차 노동자들의 상황을 알리는데 힘을 보탤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지젝은 7월부터 경희대 교직원으로 정식 임용된다. 석좌교수와 유사한 개념인 ES는 세계적 수준의 학자나 실천가를 임용해 해외에 체류하면서도 학술·교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젝은 이 대학 ES로 지내면서 경희대 소속으로 저술활동을 하고 이택광 영미문화학부 교수와 공동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택광 교수는 "동유럽 출신인 지젝은 서구와 다른 사상의 동향에 관심이 많다"며 "특히 한국 등을 중심으로 기존 주류와 다른 세계 간의 연대를 모색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젝은 전문가를 상대로 했던 강연을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교외 활동도 활발히 하는 등 대중과 접점을 넓힐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는 9월 한국에서 '자본주의·이데올로기·기술'을 주제로 대중 강좌를 여는 한편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와 매년 함께 진행하는 '공산주의 이념' 국제 학술대회도 국내에서 열 예정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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