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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가 엔저를 위한 해외 채권매입안을 흘리고 부인한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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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취임전부터 하락한 엔화 가치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인가?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그럴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 보인다.일본 정부가 엔화를 찍어 내는 양적완화를 강도높게 추진하면서 시장에서 외국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돈을 푸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19일 일본은 외국 채권을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운용하는 펀드를 통해 사들일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아마리 아키라 경제상도 기자들을 만나 아베의 채권매수 발언은 어느 나라든 쓸 수 있는 정책구상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는 전날 아베 총리가 전날 의회에 출석해 “해외채권매입이 통화정책 구상 중의 하나로 있으며 BOJ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 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것을 부인한 것이다.
영국의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한스 레데커는 아베 총리의 발언을 “일본 당국이 필요시 엔화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무제한 능력을 갖고 있음을 확신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하면서도“채권매입은 영국과 미국의 양적완화와는 다르며 G20 성명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G20재무장관은 지난 15~16일 회의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를 삼가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아베 총리가 디플레이션 탈출이 목표라고 하더라도 서방 주요국들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한데도 시장에서 해외 채권을 매입하겠다고 밝힌 것은 일본의 속내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 채권매입을 통해 돈을 풀어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데도 디플레가 가시지 않는다면 외국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돈을 더 풀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아소 재무상이 “채권매입 의도가 없고 BOJ법을 즉각 개정하는 것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은 시쳇 말로 ‘간을 본다’고 말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일본의 집권 자민당은 이미 BOJ와 재무부,민간 투자자들이 운용하는 펀드가 해외채권을 사들이는 방안을 제안해놓고 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총재 후임자로 거론되는 이와타 가즈마사도 비슷한 법안을 제안했음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그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엔고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채권 매입을 위한 50조엔(미화 5333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엔화는 아소 재무상의 발언으로 소폭 오르긴 했지만 지난해 가을이후 크게 하락했다. 19일 오전 11시 현재 93.86엔으로 전날 94엔 중반대에 비하면 가치가 오른 것이지만 아베 취임전에 비하면 상당히 낮다.

G20가 환율 조작에 대해 ‘눈을 불을 켜고’ 보고 있는 만큼 일본이 섣불리 나서지는 않겠지만 제코가 석자인 일본이 평가절하를 계속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다.현재의 엔화 가치 수준은 과거에 비하면 턱없이 높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1985년 일본엔화와 독일 마르크화 평가절상을 위한 이른바 플라자 합의 직전 엔화는 달러당 240엔대였다.플라자 합의 직후 1985년 말 200엔,1988년 120엔대,지난해 11월 79엔대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엔고는 일본 경제에 큰 주름살을 가져왔다. 수출업체들의 해외이전과 이에 따른 국내 산업공동화 경제성장률 하락과 물가하락 등 디플레이션이 그 산물이었다.

이 때문에 일본 정책 당국자들은 현재의 디플레이션 국면을 탈출하기 위해 필요한 엔화 수준 즉 탈출속도를 정해놓고 있을 지도 모른다. 탈출 속도를 높이는 방안의 하나가 엔화평가절하 가속화이고 그것을 위한 수단이 말잘듣는 BOJ 총재일 수 있다.

탈출속도 속도 분기점은 아마도 미일 정상회담이 될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오는 22일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와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그리고 엔화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북핵 문제 해결에 골머리를 앓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믿음직한’ 우방인 일본의 협력을 얻기 위해 엔화의 약세를 용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문서나 명확한 언질이 아니라도 암묵의 동의를 얻는다면 아베는 BOJ총재를 자기 말을 ‘확실히 듣는’ 사람으로 채워넣을 게 분명하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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