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샤넬백 못 들면 샤넬 커피라도 마시자.'
베르사체와 아르마니 옷을 사 입을 형편은 못 되더라도 기회가 된다면 베르사체와 아르마니 커피숍에서 명품에 둘러싸여 1만원대 차 한 잔 마시는 호사를 즐기려는 소비심리를 노리는 것일까.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탈리아 대표 럭셔리 브랜드 아르마니가 국내에서 델리(초콜릿·다과), 플라워 등 사업을 시작했다. 이미 주요 백화점 매대까지 점령하며 활발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아르마니는 지난해 '아르마니 돌치'라는 델리 브랜드를 국내 론칭하고 청담동 본점,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등에서 매장 운영을 시작했다.
'아르마니 돌치'는 초콜릿, 잼, 꿀, 홍차, 녹차(5만~7만원대)를 판매하는 델리 라인이다.
이 외에도 아르마니는 '아르마니 피오리'라는 이름으로 꽃다발(7만~15만원대), 대리석 화병(10만원대) 등을 판매하는 꽃집 사업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그간 럭셔리 브랜드 커피숍, 호텔, 꽃집 등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에르메스가 도산공원 플래그십 스토어 지하에서 호텔신라와 협력해 '에르메스 카페 마당'이라는 레스토랑을 2006년부터 운영해 온 것이 거의 유일하다.
하지만 이번 아르마니 초콜릿 매장, 꽃집 등을 시작으로 세계 각지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럭셔리 호텔·외식업체'들이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손을 뻗기 시작한 셈이다.
이미 아시아 주요도시에는 '샤넬 커피숍(도쿄)' '베르사체 커피숍(상하이)' 등이 문을 열고 '럭셔리 걸(Luxury Girl)'들의 주머니를 열고 있다.
이들 럭셔리 외식업체들은 각 브랜드의 상징적인 로고가 담긴 식기, 메뉴 등을 활용해 손님들을 모으고 있다.
기존 유명 호텔 체인 혹은 유명 요리사들과 협업을 통해 외식 상품의 질을 담보하는 대신 브랜드의 이미지를 차용하도록 하는 형식이다.
국내서 운영 중인 에르메스 카페 마당의 경우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기물들은 대부분 에르메스 제품이다.
에르메스 식기, 에르메스의 상징인 H로고 모양 초콜릿 디저트 등 '에르메스 분위기'를 제공하면서 단품 2만원부터 주말 디너 세트 9만9000원까지의 매뉴를 판매하고 있다.
도쿄에 있는 '샤넬 카페' 역시 이 매장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버튼, 매장 외벽의 장식까지 전체가 샤넬의 엠블럼과 로고로 만들어져 있는 등 럭셔리 브랜드가 가진 매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에는 '불가리 카페' '샤넬 카페' 등 웬만한 럭셔리 브랜드들이 모두 카페를 내고 운영 중”이라면서 “우리 나라도 평균 소득 상위층뿐만 아니라 평균적인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럭셔리 외식·호텔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일본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일본의 대안으로 한국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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