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겨울 추위를 이기지 못한 반달가슴곰이 이른 겨울잠에 빠졌다. 절반 이상은 바위굴에서 웅크린 채 잠을 잔다. 동면 기간 동안 새끼를 낳는 만큼 등산객들의 '정숙'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월 중순이 지나자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 26마리 모두 동면에 들어갔다고 27일 밝혔다. 곰들의 동면은 12월 초부터 시작됐다. 2011년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1~2주 가량 빨라졌다. 12월 초부터 강추위가 몰아닥치고 눈이 내리면서 먹이를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미로 형태인 바위굴은 입구를 제외하고 공기 유입이 차단된 구조다. 반달가슴곰들은 흙을 살짝 긁어내고 낙엽이나 나무줄기를 끌어 모아 잠자리를 마련한다. 나무굴은 고목나무 구멍이나 나뭇가지가 부러져 썩어 들어간 공간으로 대부분은 지름이 1미터 정도 되는 신갈나무 구멍이었다. 탱이는 경사가 가파른 지역의 큰 나무 아래나 암벽 주변 노출된 곳에 만든다. 땅을 긁어낸 뒤 조릿대같은 나무줄기와 잎을 둥글게 말아 채워 넣어 동면장소로 이용한다.
반달가슴곰은 동면 중에 새끼를 낳는다. 특히 바위굴은 조사 기간 중 출산한 암컷 5마리가 모두 출산 장소로 선택했다. 공단 종복원기술원 권철환 원장은 “반달가슴곰이 동면에 들어가는 시기는 먹이량이나 기상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동면장소는 서식지 환경이나 광량, 기온 등에 따라 선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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