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진흥기금' 500억원, 국회예결위 과정에서 전액 삭감
출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국회의 '비문화적' 예산 심의가 출판계의 원성을 사고 있다. 2013년도 예산 심의 과정에서 출판진흥기금으로 책정된 500억원이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다. 위기의 출판계가 끊임없이 요구해온 출판진흥기금 조성이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및 방송통신위원회소관 기금은 총 7개로 국민체육진흥기금, 문화예술진흥기금, 영화발전기금 등이 이에 해당된다. 출판문화살리기대책위원회는 "주로 정부출연금 및 부담금으로 조성된 이 기금들은 총 4조원대에 육박하며, 정책지원 사업을 위한 경상사업과 융자 및 출자사업으로 해당분야의 산업 및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발전기금의 경우, 지난해 영화 제작, 유통, 해외진출, 전문인력 양성, 기술지원, 영화정보시스템 운영 지원 등의 사업에 571억원, 영상조합 출자사업에 450억원을 투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출판진흥기금을 조성하려면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을 개정하고, 법적 근거를 토대로 국회에 예산을 요구해야하는데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예결위에서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판진흥기금예산 전액 삭감에 대해 대한출판문화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출판문화살리기운동을 하면서 출판위기 극복을 위해서 출판진흥기금조성이 필요하다는 뜻을 모은 만큼, 어느 정도 예산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아예 사라져서 출판계의 실망이 크다"고 밝혔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2013년도 출판부분 정부예산안에 대해 "출판진흥기금뿐만 아니라 우수도서선정지원금도 7억원 줄었다"며 "출판계 자체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 소장은 "지난해 출판진흥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출판관련예산을 200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문화부 예산 자체에서도 전혀 반영이 안돼 있다"며 "말로는 예산을 대폭 늘리겠다고 하고, 실제로 반영할 의지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올해 국회 본회의에서 확정된 예산안은 235억4300만원으로 지난해 204억3600만원에 비해 31억원 늘어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새로 출범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지원금으로 28억7700만원이 늘어났고, 한국문학번역원 지원금에서 7억원 가량 증가했다. 반면 출판산업육성 및 해외진출 지원분야에서는 4억6300만원이 삭감됐다.
이상미 기자 ysm125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