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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담배시장 '러시아'도 금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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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에트연합 붕괴 주범 '담배' 규제되나?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담배 시장인 러시아가 담배 규제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부가 내년 초 표결을 위해 강력한 금연 규정이 담긴 법안을 다음 달 1일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고르 슈발로프 러시아 제1부총리의 대변인은 "우리는 준비를 마쳤다"면서 "이것은 (금연을 위한)가혹한 수단일 수 있지만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흡연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고 건강한 삶을 증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전역에서 실행될 법안은 서양의 흡연 규제와 유사하다. 담배 광고를 제한하고 식당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2015년까지 담배 소비세를 135% 인상하는 법안은 이미 의회에서 통과됐다.

이에 따라 필립모리스와 브리티시 아메리카 토바코 등 다국적 담배회사는 또 한례 혹독한 시련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수년간 서양에서 벌어진 담배와의 전쟁으로 이들 다국적 담배회사들은 설 땅을 잃었으며, 러시아는 주요 수익을 가져다주는 최후의 요새였다.
러시아에서 담배는 한 갑에 1달러(1100원 상당)를 조금 넘는 가격이다. 식당과 술집에선 담배를 태우는 모습이 정상일 정도다. 러시아 인구의 40% 가까이가 흡연자이고, 남성의 경우 60%가 담배를 태운다.

러시아의 4400만 흡연자 중 절반 가량이 하루에 한 갑 이상의 담배를 태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러시아에서 연간 담배 소비량은 3억9000만개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인구가 두 배인 미국의 경우 흡연자수는 러시아와 같다.
이 때문이 이같은 담배 규제법안은 다소 급진적이라는 지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0년 이같은 금연법안을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다. 흡연인구를 2015년까지 10~15% 줄이라는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서양에서 이같은 금연법안으로 첫 해 흡연자의 3~5% 가량 줄어들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국적 담배 회사들은 금연법과의 전쟁에 대비 중이다. 러시아 의회의 보건위원회 세르게이 칼라슈니코프 위원장은 "(담배 회사들의 로비가 어머어마할 것"이라며 "우리는 거대한 압력을 느낀다. 담배회사의 로비는 잘 조직돼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담배 시장 점유율이 37% 달하는 재팬 토바코 인터내셔널(JTI)의 아나토리 베레시차긴 대변인은 "금연법에 대한 우리의 의견을 전하고 있다. 로비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법안이 승인될 것이라고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아무도 법안이 개정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금연자인 푸틴 대통령의 금연법에 대한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법안은 결국 통과되지만 반대자가 워낙 많아 푸틴 대통령의 퇴임 이후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러시아의 담배 사랑은 유명하다. 1990년대 소비에트연합이 거의 붕괴될 당시 담배 부족으로 전국적으로 폭동이 일어날 정도였다. 매년 러시아에서 40만명이 담배로 인해 사망하며, 의료 비용은 1조5000억 루비(481억 달러)에 달한다.

러시아의 담배 전투는 푸틴 대통령이 2008년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배규제협정에 서명하면서 시작됐다.

투자자들은 담배회사의 주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담배 관련 규제가 생길 때마다 반응을 해온 탓이다. 분석가들은 재패 토바코의 경우 러시아에서 전체 수익의 11%를 거두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필립모리스가 9%, 브리티시 아메리카와 임페리얼 토바코가 각각 8%와 5%가 뒤를 잇는 것으로 추정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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