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국내 출간돼...국내성적 어덜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태생부터 보통 소설(?)들과 다르다. 1963년생인 작가 E.L.제임스는 웨스트 런던에 거주하는 평범한 중년 여성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여성들이 뱀파이어 상사병을 앓게 만든 인기 시리즈 '트와일라잇'이 제임스의 인생 항로를 바꿔 놓는다.
제임스는 원 팬픽을 3부작으로 나눠 출간했다. 2011년 처음 나온 1부가 국내에 번역 출간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다. 2부 '어두워진 50가지 그림자(Fifty Shades Darker)'는 2011년, 3부 '50가지 그림자 해방되다(Fifty Shades Freed)는 2012년 출간됐다. 처음으로 책을 펴 낸 곳은 호주의 작은 독립출판사였다. 먼저 주부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엄마들을 위한 포르노(Mommy Porn)'라는 별명을 달고 점점 더 독자층을 확대해나갔다.
2012년 초 미국 뉴스들은 '입소문으로 뜬 책'이라며 '50가지 그림자'를 소개하기 시작했고 결국 올해 4월 미국 출판사 랜덤하우스 빈티지와 계약을 맺는다. 대망의 미국 상륙이었다. 결과는 모두 아는 그대로다. 출간 3개월만에 미국 내에서 2천만부가 넘게 팔려나갔다. 전자책으로도 사상 처음으로 100만부 판매를 돌파했다.
물론 책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가디언은 "다른 관능소설보다 더 즐길 만 하다"고 호의적 시선을 보냈다. 반면 시카고 트리뷴처럼 "소재부터 대단한 문학작품이 될 수 없다"고 평가한 매체 역시 다수다. 뉴욕타임스는 '50가지 그림자' 시리즈를 분석하면서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독자의 멘트를 실었다. "포르노를 본다는 건 여자들에게 금기니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건 어쨌든 별 탈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여성 독자는 "친구들과 관능소설을 두고 얘기해본 건 처음"이라고 덧붙인다.
국내에서의 성적은 어떨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시공사에서 지난 7일 출간됐다. 8월 2주차 교보문고 종합집계 순위(전자책 포함)에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6위를 기록중이다. 알라딘과 예스24 종합순위에서는 4위로 집계됐다. 한편 인터파크 전자책 판매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인터파크 측은 "해외에서는 중년 여성에게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인터파크 구매 독자 중에서는 30대 여성이 가장 많다"며 "구매 독자 구성비를 살펴보면 30대 여성이 37.6%, 40대 여성이 21.5%, 20대 여성이 19.5%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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