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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 팬픽 작가의 출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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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국내 출간돼...국내성적 어덜까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열풍은 식을 기세가 아니다. 지금껏 전세계적으로 4천만부가 팔려나갔고 37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이미 영화화 계약도 마쳤다. '해리 포터' 시리즈가 세웠던 역사상 가장 빨리 팔려 나간 단행본 기록마저 갈아치웠다. 현재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목록 1위는 24주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다. 2위와 3위도 '50가지 그림자' 3부작이 차지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태생부터 보통 소설(?)들과 다르다. 1963년생인 작가 E.L.제임스는 웨스트 런던에 거주하는 평범한 중년 여성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여성들이 뱀파이어 상사병을 앓게 만든 인기 시리즈 '트와일라잇'이 제임스의 인생 항로를 바꿔 놓는다.
트와일라잇에 푹 빠진 제임스는 '백설여왕의 얼음용(Snowqueen's Icedragon)'이라는 필명으로 인터넷에 트와일라잇 팬픽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 팬픽의 제목은 '우주의 주인(Master of the Universe)'. 원작의 주인공과 줄거리를 가지고 재창작하는 팬픽의 성격답게 주인공은 트와일라잇의 벨라와 에드워드였다. 이 팬픽의 에로틱한 면모가 꽤 호응을 얻으면서 제임스는 원작에 구속된 팬픽에서 벗어나기로 한다. '50가지 그림자'라는 사이트를 따로 차려 글을 새로 손보고 팬픽 속 주인공의 이름을 자신이 지어 붙였다. 이렇게 트와일라잇 팬픽은 고유한 시리즈로 재탄생한다.

제임스는 원 팬픽을 3부작으로 나눠 출간했다. 2011년 처음 나온 1부가 국내에 번역 출간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다. 2부 '어두워진 50가지 그림자(Fifty Shades Darker)'는 2011년, 3부 '50가지 그림자 해방되다(Fifty Shades Freed)는 2012년 출간됐다. 처음으로 책을 펴 낸 곳은 호주의 작은 독립출판사였다. 먼저 주부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엄마들을 위한 포르노(Mommy Porn)'라는 별명을 달고 점점 더 독자층을 확대해나갔다.

2012년 초 미국 뉴스들은 '입소문으로 뜬 책'이라며 '50가지 그림자'를 소개하기 시작했고 결국 올해 4월 미국 출판사 랜덤하우스 빈티지와 계약을 맺는다. 대망의 미국 상륙이었다. 결과는 모두 아는 그대로다. 출간 3개월만에 미국 내에서 2천만부가 넘게 팔려나갔다. 전자책으로도 사상 처음으로 100만부 판매를 돌파했다.
2009년 즈음 팬픽이라는 걸 알게 되기 전에는 글쓰기를 해 본 적이 없다는 작가 제임스는 "폭발적 반응에 완전히 놀랐다"고 말했다. 큰 줄거리는 너무나 흔한 로맨스 소설이다. 막 대학을 졸업한 21세의 여주인공 아니스타샤 스틸이 아픔을 지닌 27세의 억만장자 크리스천 그레이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신데렐라 스토리다. 그러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BDSM(결박, 구속, 사도마조히즘 성행위) 코드를 끌어 와 약간의 변화를 준다. 여주인공 아니스타샤는 그레이를 만나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성에 눈을 뜨게 되는데, 작가는 서사적 전개보다 SM 플레이를 시작하는 절차부터 성행위의 면면까지 묘사하는 데 힘을 실었다. 주부들에게 인기를 끈 '관능소설'의 면모다.

물론 책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가디언은 "다른 관능소설보다 더 즐길 만 하다"고 호의적 시선을 보냈다. 반면 시카고 트리뷴처럼 "소재부터 대단한 문학작품이 될 수 없다"고 평가한 매체 역시 다수다. 뉴욕타임스는 '50가지 그림자' 시리즈를 분석하면서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독자의 멘트를 실었다. "포르노를 본다는 건 여자들에게 금기니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건 어쨌든 별 탈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여성 독자는 "친구들과 관능소설을 두고 얘기해본 건 처음"이라고 덧붙인다.

국내에서의 성적은 어떨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시공사에서 지난 7일 출간됐다. 8월 2주차 교보문고 종합집계 순위(전자책 포함)에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6위를 기록중이다. 알라딘과 예스24 종합순위에서는 4위로 집계됐다. 한편 인터파크 전자책 판매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인터파크 측은 "해외에서는 중년 여성에게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인터파크 구매 독자 중에서는 30대 여성이 가장 많다"며 "구매 독자 구성비를 살펴보면 30대 여성이 37.6%, 40대 여성이 21.5%, 20대 여성이 19.5%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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