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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희 '파격'…기업銀 또 1600명 원샷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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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보일러공에서 지점장으로
청원경찰출신, 4급과장 발탁
지방 핸디캡 딛고 6년 빨리 승진
"학력 연령 불문 누구든 노력하면 된다" 소신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아이구, 우리 행장님 오셨어요?" "네, 건강은 괜찮으시죠? 집안에는 별일 없으시구요?"
13일 오전 8시 기업은행 본점 1층에 조준희 행장(사진)이 모습을 드러내자 로비 청소를 하고 있던 한 아주머니가 청소도구를 놓고 달려와 인사를 했다. 조 행장은 아주머니의 손을 덥석 잡으며 안부를 묻고 집안 사정까지 세심하게 챙겼다. 조 행장이 출근할 때마다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직원은 내 가족'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는 조 행장에게 은행에서 일하는 청소용역업체 직원들도 한 식구다. 가끔 이들과 점심을 함께 하면서 애로사항을 듣기도 한다. 조 행장은 30년 은행원 생활에서 가장 보람된 일로 본점 청소 아주머니들을 위해 지하에 식당과 휴게실을 마련해 준 일을 꼽는다.

기업은행이 12일 단행한 1600여명에 대한 원샷 인사에서도 이같은 조 행장의 소신이 그대로 녹아있다. 인사내용 29면
운전기사 출신을 지점장으로 발령내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는 등 웬만한 조직에서도 시도하기 힘든 인사를 조 행장은 아무렇지도 않게 해 치운다. 조 행장이 보여준 또 한번의 '파격' 인사라는 평이다. 인사담당 박진욱 부행장의 꼼꼼한 일처리도 이같은 인사의 배경이 됐음은 물론이다.

조 행장은 지난 4월 특성화고 출신 예비 행원들에 대한 합격 통지서 수여식에서 "왕후장상(王侯將相)의 씨가 따로 있냐"며 "누구나 열심히만 하면 은행장까지 될 수 있게끔 이미 제도적으로 다 마련해놨다"고 평소의 소신을 피력하기도 했다. 사석에서도 종종 강조하는 조 행장의 인사관이다. 본인이 기업은행 역사상 첫 공채 출신 행장이다.

조 행장은 인사부 행원과 인사담당 임원을 지냈지만 기존 은행 인사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고 했다. 은행권 정기 인사는 통상 임원 인사가 먼저 나고 이어 부ㆍ점장급 인사가 난 뒤 대상자가 많은 팀장급 이하 인사가 날 때까지 열흘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단계별로 인사를 하면 임직원 1만400여명이 10만4000일, 285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하는 셈이 된다.

조 행장은 말단 행원 때 "인사를 한 번에 하면 어떻겠냐"고 건의했다고 상사로부터 혼쭐이 난 뒤 이를 고쳐보자는 꿈을 갖게 됐다고 했다. "고객을 위해 이 시간을 쓰면 못할 일이 뭐가 있겠느냐"는 생각에서다.

조 행장의 이런 생각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실현됐다. 올 초 1900명을 하루에 승진 및 이동시킨 것에 이어 두번째 '원샷 인사'를 실시했다.

인사내용도 신선하다. 운전기사와 배관공 출신으로 올초 부지점장으로 발탁된 이철희 소장(53ㆍ신당동 출장소)을 6개월 만에 '은행원의 꽃'이라는 지점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청원경찰 출신인 김용술 대리(50ㆍ등촌역지점)은 4급 과장이 됐다. 김 대리는 2007년 정규직 창구 직원이 된 이후 5년 동안 5000여명의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다. 올해에만 벌써 4차례나 '신규고객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조정희 과장(45ㆍ영주지점)은 개인금융 기반이 취약한 지방 중소도시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부지점장으로 승진했다. 용역경비원 출신 창구텔러인 한채성 계장(덕천동지점)과 기윤희 계장(상무지점)을 함께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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