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카를로스 곤(58) 닛산 자동차 회장이 일본 자동차 업계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보다 연봉이 올랐다. 닛산의 경쟁사인 도요타나 혼다의 경우에는 CEO의 연봉이 동결되거나 오히려 삭감된 것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26일 주주총회를 열었던 닛산은 올해 곤 CEO의 연봉(급여 및 보너스)을 전년에 비해 0.5% 인상해 9억8700만엔(1250만달러, 한화로는 약 143억6000만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에 비해 500만엔 상승한 것에 그치지만 도요타자동차의 도요타 아키오 CEO의 경우 지난해와 같은 1억3600만엔, 혼다의 이토 타나노부 CEO는 지난해보다 5% 줄어든 1억2300만엔을 받게 된 것과는 비교가 되고 있다.
올해 3월 31일로 끝난 회계연도 기준으로 닛산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414억엔을 기록했다. 이는 도요타 자동차에 비해서는 20%, 혼다에 비해서는 61% 많은 수준이다. 1992년 이후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닛산이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 실적면에서 1위를 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 때문에 닛산은 다른 자동차 CEO에 비해 수배가 넘는 곤 CEO의 연봉이 과한 수준이 아니며, 포드나 폭스바겐과 같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CEO와 연봉 비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곤 CEO는 닛산의 회장이면서 르노의 회장이기도 한데, 르노측에서는 따로 연봉을 받고 있어 개인 소득만으로 두고 보면 양사에서 지급하는 소득을 합해야 한다. 곤 CEO가 지난해 르노에서 얼마나 급여를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2010년도에 르노가 지급한 급여가 170만달러(120만유로)로 알려졌다.
최근 곤 CEO가 고민하는 것은 ‘규모의 경제’를 가질 수 있을 정도로 판매 대수를 늘리는 것과 신흥시장에서 매출을 늘리는데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대수가 일정 숫자를 넘어서야 제품 생산비 등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의 지위를 확고히 할 수 있으며, 경제 위기 이후 정체된 자동차 업계의 고민을 털 수 있는 것은 신흥시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닛산은 지난달 25일 100만엔(1만2500달러) 가격대의 소형차로 신흥시장의 중산층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곤 회장은 유럽 부채 위기로 시장의 성장이 지체되고 있지만 신흥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면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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