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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 造船? 국내업체들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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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비중 20%인 유럽 풍랑에 국내 업체들 비명
대형사는 저가 수주 출혈, 중소형사는 아예 문 닫을 판


[아시아경제 박민규ㆍ조슬기나 기자] 유럽 재정위기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유럽시장 의존도가 가장 높은 업종인 국내 조선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 수출주력 산업인 조선업은 수출 의존도가 무려 85%에 이른다. 이 중 유럽시장 의존도가 20%로 국내 수출산업 중 유럽 수출비중이 가장 높다.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을 조선사들이 가장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 주력 수출산업들 중 유럽연합(EU) 수출시장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조선(19.7%), 정보기술(4.9%), 자동차(4.8%), 기계(3.3%) 업종 순으로 피해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주요 조선사들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대형사들의 경우 해양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며 위기를 넘기고 있지만 중소형사들은 일감이 거의 없어 이대로 가다간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정부도 대책이 없어 손을 놓은 지 오래다. 국책 금융기관 및 은행 등을 통해 지원을 하려고 해도 글로벌 조선시황이 살아나지 않는 이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 수출입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선박 수출은 212억8000만달러(약 25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줄었다.

세계 최대 조선사이면서 국내 기업 중 유럽 수출 규모가 4위 수준인 현대중공업의 경우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수주 실적이 50억3000만달러(약 5조9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나 줄었다. 조선 부문만 놓고 보면 더 심하다. 올 1~4월 수주 금액이 15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0% 급감했다.

수익성 하락은 수주 감소 폭보다 더 클 전망이다. 물량 확보를 위한 저가 수주 출혈경쟁이 심하기 때문이다.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수주를 안 하는 게 남는 것이라는 말이 단순한 우스갯소리가 아니다"며 "단가를 낮추면 그나마 간간이 나오는 발주 물량을 따낼 수는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중소 조선사들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통영에 위치한 21세기조선이나 신아SB(옛 SLS조선) 등은 산업은행의 주도 아래 워크아웃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회사의 존속 능력이 없다는 판단으로 사실상 청산을 기다리는 상태다. 이미 문을 닫은 중소 조선사도 수두룩하다. 올해만 삼호조선과 세광중공업이 파산했다.

지난해 장기간 총파업의 아픔을 겪었던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는 2008년 9월 이후 단 한 건의 수주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성동조선해양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난달 신규 수주를 올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EU에 대한 산업별 수출시장 의존도를 감안할 때 가장 타격을 받는 업종은 조선업"이라며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아직 호조를 보이고 있는 중동·중남미 등으로 수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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