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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차명계좌' 발언한 조현오 학생들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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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후 첫 공식행사로 학교폭력 예방 강연 나서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여러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가 아니라 '생명'입니다. 자기 신체의 안전이 확보된 다음에야 공부도 하고 사회에 나가 성공도 할 수 있지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으로 검찰 소환을 앞둔 조현오 전 경찰청장(사진)이 중·고등학생들의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강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조 전 청장은 4일 오전 서울 건국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 학생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을 때는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안되면 117(학교폭력 신고센터 전화번호)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용기 있고 정의로운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조 전 청장은 "학교 '짱'이나 '일진'들이 괴롭힌다고 당하고만 있을 것인가? 또는 그런 폭력 서클에 당하지 않기 위해 다른 친구들이 괴롭힘 당하는 걸 보고만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당하고만 있으면 더욱 심각한 상황에 빠진다.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의 학생 740만명 중 40만명이 학교폭력 피해를 당하고 자살까지 생각한 적 있다는 통계를 들며 학교 폭력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재차 설명했다.

조 전 청장은 "부모님을 실망시켜 드릴까봐, 혹은 더 큰 보복을 당할까봐 알리지 못하고 그저 '이 순간만 참고 넘기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가는 나중에 어른이 되고 사회에 나가서도 계속 그들(폭력 가해자들)의 눈치만 봐야 한다"며 "이들에게 당하고만 사는 것은 매우 비겁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다른 친구들이 (폭력을) 당하고 있는 걸 보고만 있는 행동도 넓은 의미에서 공범이 된다"면서 "다른 사람의 부당한 처우에 대해 분노할 수 있는 것이 용기 있고 정의로운 행동"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자칫 폭력서클을 동경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조직폭력배'들의 실상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조 전 청장은 "지금 여러분 나이에는 운동도 잘하고 싸움도 잘하는 '짱'이 멋있게 보이겠지만 그러다가 나중에는 폭력조직에 들어갈 수도 있다"며 "하지만 경찰이 조직폭력 근절에 나서면서 핸드폰 사용료조차 내지 못해 전화가 끊긴 조폭이 절반이 넘고 나이가 들면 결혼을 하거나 처자식을 먹여 살리느라 여기저기 떠돌며 막노동을 하는 처지가 된다"고 전했다.

이어 "세계에서도 치안 상태가 훌륭하기로 꼽히는 우리나라에서 유독 학교폭력이 문제시되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는 교권이 무너지고 폭력과 조폭을 미화시키는 게임이나 영상물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4일 오전 서울 건국대학교 사대부속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4일 오전 서울 건국대학교 사대부속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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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학교폭력의 피해를 입을 경우 13만 경찰인력들이 적극 도와줄 것이라는 데도 확신했다.

조 전 청장은 "흔히들 신고를 해도 경찰이 별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이제는 경찰도 신고를 받고 해결 못하면 (경찰 본인이)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기 때문에 요즘은 이전과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해결해 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퇴임한 조 전 청장의 이날 강연은 이달 2일 청소년폭력예방재단 고문으로 위촉된데 따른 첫 외부활동이었다.

강연을 들은 이 학교 학생 금가영 양은 "실제 현장에서 일하셨던 분의 말씀이라 더욱 실감 있게 다가왔고, 학교폭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가벼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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