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재단법인 '사랑밭 새벽편지'(대표 권태일)는 27일 인천의 홍경희 사회복지사가 제보한 것이라며 23세된 엄마와 생후 60일된 아이의 사연을 이메일을 통해 배포했다.
그러나 믿었던 남편은 일을 하려 하지 않고 게임 중독에만 빠져 돈을 벌어다 주지 않았다. 월세가 밀리고 당장 먹을 것이 없어도 도무지 일을 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차 씨가 나서 임신한 몸을 이끌고 공장에서 일을 했지만 갈수록 무거워진 몸 때문에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남편에게 "아이 낳기 전 까지만이라도 일을 하면 안 되겠냐"고 사정했다. 그러나 대출을 받자마자 남편은 또 게임의 세계에 빠져들어 "있으나 마나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현재 차 씨는 대출 이자가 점점 늘어나지만 수입은 없어 딸에게 줄 분유도 못 사는 형편이 됐다. 밥을 해서 냄비에 넣고 끓여서 쌀죽을 만들어 먹이고 있다. 급한 마음에 '일수'에 손을 대 200만원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날마다 빚 독촉에까지 시달리는 신세다.
차 씨는 "게임중독의 남편과 헤어지고 싶지만 아이를 데리고 당장 생활 할 곳조차 없다. 너무 힘들다. 춥고 배고프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아이의 얼굴을 볼 때마다 한없이 눈물만 난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같은 차 씨의 글이 인터넷을 통해 배포되자 후원하겠다는 이들이 줄을 서고 있다.
현재 '사랑밭 새벽편지' 홈페이지 후원 게시판에는 지난 21일 후원 운동이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900여 명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1900여만 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휴대폰 소액 결제부터 은행 계좌로 수십만 원을 한꺼번에 부쳐준 이들도 많다.
게시판에서 손은희씨는 "정말 남 일 같지 않다. 저도 아기 엄마랑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서 현재 남편을 만나 정말 아기엄마처럼 똑같은 생활을 했다. 아이를 위해 힘내라"며 장난감 등을 보내겠다고 휴대폰 연락처를 남겼다. 유영호 씨는 "아이를 위한 생활의 의지가 정말 일할 의사가 있다면 취업과 살 집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게임중독인 남편을 격리 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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