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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신지수로 낮춰도 4.2%… 정부 전망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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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불과 2~3년 전까지만해도 2만원을 들고 나가 장을 보면, 반찬을 네가지 정도 만들어 다섯 식구가 이틀은 먹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어제 시장에 나가선 오징어 한 마리 사고, 조미료랑 브로콜리 한 개, 오이 두 개 샀더니 1000원 남더라구요. 그나마 밥상 두 번 차리면 끝이에요."

신대방동에 사는 주부 서영애(61) 씨는 올해 들어 마음 편히 장을 본 날이 없다고 했다. "힘들게 돈 벌어오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매끼 생선도 좀 구워 올리고 싶은데… 좀 비싸야 말이지요."
서씨처럼 장보기가 무서운 주부들에게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지수는 납득하기 어려운 구석이 많다. 숫자로 보는 물가 오름폭이 피부로 느끼는 상승폭에 한참 못 미치는 탓이다. 골목시장에 나가 반찬거리만 사도 '허걱' 소리가 나오는데 현실을 반영해 체감도를 높였다는 신(新)지수로는 어떻게 더 물가가 낮아지는 건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금반지를 빼고 계산한 신지수 기준 '11월 소비자 물가동향'에서 지난달 물가가 1년 새 4.2%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8월(4.7) 이후 9월(3.8)과 10월(3.6) 모두 3%대로 떨어졌던 물가가 3개월 만에 다시 4%대로 올라섰다. 옛 기준으로 셈한 11월 물가는 신지수 기준보다 0.4%포인트 높은 4.6%에 이른다.

지수 개편 뒤 10월까지의 월평균 물가가 0.4%포인트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났지만, 연간 물가 상승폭은 정부의 전망치(4.0%)를 소폭 웃돌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달 고속도로 통행료가 오른데다 정부가 8월에 이어 이달 또다시 전기요금을 올리겠다고 예고한 뒤라서다. 한 해에 두 번 전기요금이 오르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이용재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지난해 11월 물가가 낮아 당시와 비교한 올해 물가 오름폭이 높게 나타났고, 쌀과 고춧가루, 일부 공업제품 가격도 뛰어 11월 물가가 상대적으로 크게 오른 것처럼 보인다"며 "도로 통행료가 오른데다 전기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고, 통상 연말에 서비스 요금도 오르게 마련이어서 12월 물가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1월에는 농산물과 석유류처럼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을 제외하고 따진 근원물가도 한 달 새 0.3%, 1년 새 3.5% 올랐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셈 한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 지수도 한 달 전보다 0.2%, 1년 전보다 2.8%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월과 같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4.5%나 올랐다. 생활물가 가운데 식품은 한 달 새 0.3% 떨어졌지만, 역시 1년 전보다는 5.1% 급등했다. 서민들의 체감 물가가 높은 이유다. 신선식품지수는 하락세를 보여 한 달 전보다 3.1%, 1년 전보다 4.2% 떨어졌다. 지난해 가격이 폭등했던 배추 시세 등이 큰 폭으로 떨어져 신선채소 지수가 급락(18.9%)한 게 주효했다.

품목별로는 한 달 사이 호박(33.9%)과 오이(30.8%), 밤(24.6%), 굴(13.5%), 갈치(5.7%), 우유(8.5%), 남자 정장(4.2%) 시세 등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대신 배추(-37.7%)와 토마토(-27%), 무(-26.1%)와 돼지고기(-2.9%) 등은 값이 내렸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고춧가루(97%)와 쌀(18.5%), 돼지고기(14.2%)와 오이(29.3%), 외식 돼지갈비(13.6%) 가격이 많이 비싸졌다. 휘발유(15.1%)와 경유(17.5%), 도시가스(14.7%)와 지역난방비(6%) 등의 인상폭도 컸다. 반면 파(-61.9%)와 무(-58.4%), 배추(-48.3%)와 쇠고기(-9.1%) 시세는 낮아졌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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