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뮤직스토어 개설국만 허용...국내선 저작권료 문제 등으로 불허
2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국내 앱스토어에서 해외와는 달리 현지 통화 결제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아이폰 사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형평성 뿐만 아니라 원화 결제의 필요성도 높아졌다. 애플은 지난 2일부터 국내 앱스토어에서도 게임 카테고리를 개방했다.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앱 게임 종류다. 지금까지 국내 앱스토어에서는 게임 앱을 이용할 수 없어 아이폰 사용자들은 주로 미국 앱스토어를 통해 앱을 구입해야 했다. 미국에서는 달러 결제만 가능해 불만이 없었지만 이제 국내 앱스토어에도 게임 카테고리가 열린 만큼 원화 결제의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개발자들도 환율이 널뛰기 할 때마다 수익이 일정치 않아 불만이 높다. 한 앱 개발자는 "원화 가치가 낮을 때는 수익이 좋지만 높아질 때는 벌이가 되지 않는다"며 원화 결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애플은 '아이튠스'에서 앱스토어를 비롯해 뮤직스토어, 도서 등 카테고리를 개설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기본적으로 자사의 유료 음악 서비스인 뮤직스토어가 개설된 나라에서만 현지 화폐 결제를 허용한다. 뮤직스토어 매출은 전체 아이튠스 매출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애플은 국내에서는 저작권료 등을 포함한 각종 문제로 뮤직스토어를 개설하지 않고 있다. 일례로 해외 뮤직스토어에서 음원 가격은 한 곡당 약 1달러인데 국내에서는 보통 500원도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 문제를 풀기가 쉽지 않다. 해외에서처럼 1000원에 판매하면 소비자들이 외면하기 때문에 사업을 할 수가 없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뮤직스토어가 개설된 국가에서는 모두 현지 화폐 결제를 허용한다"며 "한국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상황이 갖춰지고 서비스를 할 준비가 끝나면 원화 결제를 허용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고객 편의성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굳이 뮤직스토어를 개설한 후 원화 결제를 허용할 게 아니라 저작권료 등의 문제가 걸림돌이 되면 뮤직스토어 없이 원화 결제 시스템을 갖추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도 뮤직스토어가 없는데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느냐"며 "중국은 큰 시장인데다 위안화가 중요해 현지 결제를 허용한 측면도 있겠지만 국내에서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는 등 원화 결제 필요성이 높아진 만큼 소비자 편익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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