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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주식, 부동산 지고 금, 다이아몬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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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량, 투명도, 색, 커팅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는 다이아몬드. 이미지 제공 까르띠에.

중량, 투명도, 색, 커팅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는 다이아몬드. 이미지 제공 까르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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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부자들이 전통적 투자처였던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했다가 별 재미를 못 보고 있다. 중국 중산층은 점점 확대되는데 주식과 부동산 시장은 회복 기미가 안보이고, 그렇다고 돈을 은행에 예금하자니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여서 여윳돈은 갈 곳을 잃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과 다이아몬드가 거둔 기록적인 수익률은 중국 부자들의 관심을 독차지 하고 있다.

◆전통적 투자처 주식·부동산 인기 '시들'=지난 3월 상하이종합지수가 3000선을 돌파해 주식시장 회복 기대감을 키웠지만 지수는 4월 18일 3057포인트에 연중 고점을 찍은 후 현재 2500포인트 밑으로 떨어져 있다.
9월만 해도 중국 증권가에서는 주식시장이 지나치게 저평가 돼 있다고 주장하는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지지부진한 주식시장의 흐름에 대한 4분기 낙관론이 확산됐지만 기대는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상하이종합지수는 4분기에 2400~2800선에서 움직일 것이다. 11월 또는 12월께 중국 정부가 긴축 정책의 고삐를 느슨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중신증권 시펑 애널리스트의 전망은 지난달 주식시장이 2300포인트가 붕괴될 위험에 처하면서 신뢰를 잃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시장 과열 억제책에 힘입어 주택가격 하락세가 전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8일 중국 70대 도시 중 상하이, 선전, 광저우 같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33개 도시에서 주택 가격 하락세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9월 주택 가격 하락세가 나타난 도시 수는 16개에 불과했지만 한 달 사이에 그 수가 두 배로 뛰었다.

최근 중소기업의 줄도산 사태가 발생했던 저장성 원저우에서는 주택 가격이 4.6%나 떨어져 중국 70개 도시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도시 주택가격 평균 낙폭의 10배를 넘어섰다.

10월 중국 14개 도시에서만 주택 가격이 상승했고 23개 도시는 가격 수준이 전월과 동일했다.

미즈호증권 홍콩지사의 선젠광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주택 시장이 가격의 전환점을 맞이했다"면서 "주요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중소도시와 기존주택 가격도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정부의 부동산시장 억제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해 부동산 투자자들의 마음은 더욱 불안하다.

◆中, 금 장신구에서 금화·금괴까지 '싹쓸이'=중국 부자들은 11년간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는 금에 더 욕심을 내고 있다.

3분기 세계 금 수요는 6% 늘어난 1053.9t으로 집계됐다. 국가 별로는 세계 2위 금 소비국 중국의 금 수요가 크게 늘었다. 중국의 금 장신구 수요는 3분기에 13% 늘어난 131t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금화와 금괴 수요는 60.2t으로 24%나 증가했다.

중국인들은 특히 9월 금값이 쌀 때 황금을 사 모으는 투자전략을 폈다. 중국이 지난 9월 한 달 동안 홍콩을 통해 수입한 금 규모는 지난해 전체 수입량의 절반 수준과 비슷했다.

홍콩 정부의 통계를 통해 추정한 중국의 9월 금 수입 규모는 56.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배나 증가했다. 지난해와 올해 중국은 월 10t 정도의 금을 수입해왔다. 그러나 7월부터 수입량이 급증했고 9월에는 지난해 전체 수입량의 절반에 육박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3분기 중국의 금 수입량은 140t으로 지난해 전체 수입량 120t을 훌쩍 넘어섰다.

WGC는 중국의 금 수요가 올해 750t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중국 국유 금 생산업체는 해외 금광에까지 손을 대고 있다.

중국 국유 금 생산업체인 산둥황금그룹은 브라질 금광업체인 제규어 마이닝에 인수제안을 했다. 인수 제안가는 1주당 9.30달러로 총 7억8500만달러다. 지난 15일 뉴욕 주식시장에서 거래된 제규어 주가 5.39달러에 73%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새로운 투자 트렌드 '핑크 다이아몬드'=
중국 부자들은 진열장에 최고급 와인, 예술품에 이어 가지각색 보석을 쌓아두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중국 부자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보석은 희귀 보석으로 꼽히는 호주산 핑크 다이아몬드다. 핑크 다이아몬드는 호주 서부 킴벌리 지역에 있는 리오틴토의 아가일 광산에서만 나는 것으로 한 해에 수십 개밖에 판매되지 않을 만큼 귀하다.

중국인들의 높은 관심을 받다 보니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컨설트 업체 젬덱스에 따르면 핑크 다이아몬드 가격 지수는 2000~2010년 사이에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와 홍콩 항셍지수의 상승폭 6.2%, 63% 보다 훨씬 높다. 최근 경매에서 낙찰된 핑크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1캐럿당 100만달러가 넘어 일반 다이아몬드 평균 가격보다 20배나 높았다.

지난 4월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시에서 핑크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구입한 도리스 콴씨는 "핑크 다이아몬드를 투자 대상으로 보지만, 이것은 주식과는 달리 목에 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핑크 다이아몬드 뿐 아니라 다른 색상의 다이아몬드도 덩달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소더비 경매에서 노란 색의 물방울 모양을 닮아 이름 붙여진 '태양의 눈물(Sun-Drop) 다이아몬드는 1120만스위스프랑(약 1240만달러·경매 수수료 포함)에 낙찰됐다. 지금까지 경매에 나온 노란 다이아몬드 중 최고가다.

희귀 보석에 대한 중국인들의 높아진 관심은 보석업계에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헐리우드 스타들이나 중동 부자들을 주요 고객으로 거래를 했던 보석 거래상들은 이제 아시아, 특히 중국으로 시야를 확대하고 있다.

◆보석 전문점 IPO 봇물 터지나=홍콩과 중국 본토에서 보석상과 각종 보석 전시회 오픈에 봇물이 터지고 유명한 귀금속 전문 업체들은 주식시장 상장을 검토하고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홍콩 소재 보석업체 저우다푸(周大福·Chow Tai Fook)는 다음 달 15일 홍콩 주식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기업공개(IPO) 예상 규모는 35억달러로 올해 예정된 대어(大魚)급 IPO 중 하나로 꼽힌다. 저우다푸는 지난 14일부터 IPO를 위한 수요예측 작업을 시작했다. 공모가는 다음달 8일 결정될 예정이다.

저우다푸는 서방 국가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화권에서는 8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회사다. 티파니 보다 매출액이 2배나 많다. 저우다푸는 연간 60%씩 성장하고 있다.

홍콩 코즈웨이베이에 위치한 저우다푸 매장의 한 점원은 "이곳을 찾는 고객 90% 이상이 중국 본토에서 온 사람들"이라면서 "중국인들이 금괴나 웨딩 반지들을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중국이 귀금속 시장의 가파른 성장축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저우다푸의 IPO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 중국과 가까운 홍콩 주식시장 상장에 관심을 갖는 귀금속 전문업체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그래프 다이아몬드는 내년께 홍콩 주식시장에 10억달러 규모 IPO를 진행할 계획이다. 홍콩 상장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시장(중국)에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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