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사 결과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20~30대 젊은층, 저소득층, 자영업자들의 가계부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커지는 현상이다. 가구주가 20대인 가구는 평균 부채가 1년 만에 무려 35%나 늘어났고, 가구주가 30대인 가구는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22%로 다른 어느 연령대보다 높다. 가계소득 계층을 다섯 개 구간으로 나눠 비교해보면, 최하위 20%에 속하는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1년 사이 143%에서 202%로 59%포인트나 급등했다. 반면에 상위 20%에 속하는 고소득층의 경우 이 비율이 112%에서 103%로 오히려 낮아졌다.
그렇다면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정책은 연착륙을 목표로 매우 신중하게 실시돼야 한다. 은행의 대출창구를 한꺼번에 막아버리거나 은행별 가계대출 증가율에 일률적 제한을 설정하는 방식은 이미 빚 부담에 짓눌린 젊은층, 저소득층, 자영업자들을 한계상황으로 내몰 수 있다. 이들의 빚 부담은 결국 저성장과 소득불평등에서 기인한 것이므로 단기적으로는 성장 촉진, 장기적으로는 분배 개선 외에 다른 근본대책이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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