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여종 입·출고···기계가 사람처럼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11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락앤락 자동화 물류센터. 공장에 들어서자 사람은 눈에 띄지 않고 혼자서 적재된 물건을 이리저리 나르는 스태커 크레인(stacker crane)이 보인다. 락앤락은 지난 8월 업계 최초로 자동화 물류시설을 갖춘 이 공장을 정식 가동했다.
설명에 나선 박성봉 락앤락 차장은 "기계가 제품 상자 겉면에 붙어 있는 바코드를 인식, 자동 적재한다"며 "공장 내 어떤 위치에 무슨 제품이 있는지 모두 자동으로 저장된다"고 말했다.
5만148㎡ (약1만5000평) 부지에 사업비 200억원을 투입했다. 베트남, 중국 등 해외 생산공장과 국내 협력업체에서 만든 물품이 매일 이 곳으로 몰려든다. 입고와 출고를 맡는 건 스태커 크레인 10대다. 30m 높이의 창고를 이리저리 누비며 물건을 빼내고 다시 넣는다. 기존엔 모두 사람이 지게차를 몰며 수동으로 했던 작업이다. 락앤락 측은 "매해 절감하는 운영비만 20억원 가량"이라고 밝혔다.
이곳의 물류 수용량은 2만3760 셀(cell, 1셀은 일반상자 50개 부피)에 달한다. 오는 2015년까지 락앤락의 성장률을 감안해 공간을 확보했다. 윤조현 락앤락 전무(아산공장장)는 "설립 전 1년 가까이 회사의 물동량을 측정하며 미래량을 예측했다"며 "중장기적으로 보면 수동창고 대비 토지비, 건축비 등에서 270억원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안성 공장은 지난해 12월 매입한 18만5000㎡(5만5962평) 부지에 들어선다. 부지 내에 2~3개 건물로 나뉘어 약 5만 셀 규모로 지어진다. 아산 공장보다 2.2배 가량 더 크다. 이미 올 초 토목공사에 들어갔고, 다음 달이면 건축 공사가 시작된다.
윤 전무는 "자동식은 자동화 운영 시스템을 짜는 데만 1년 가까이 걸리는 등 초기투자비가 크다는 어려움이 있다"며 "안성 공장을 아산처럼 자동으로 할지, 일부 수동을 섞을지는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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