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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학등록금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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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113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해 어제 발표한 대학재정 운용실태 감사 결과는 대학등록금이 왜 비싼지의 일단을 보여준다. 우선 35개 대학의 5년간 예ㆍ결산 내역을 살핀 결과 예산을 짜면서 지출은 부풀리고(연평균 4904억원) 수입은 줄이는(1648억원) 방식으로 6552억원(대학당 187억원)을 남겼다. 수입과 지출을 제대로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등록금을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대학들이 남긴 돈은 지난해 등록금 5조1500억원의 12.7%에 해당한다. 사립대 평균 등록금 754만원 중 100만원 가까이 낮출 수 있다는 방증이다.

'지금 대학은 공사 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캠퍼스 겉치장 경쟁을 벌인 사립대들은 법정 전입금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 학교시설 건설비는 법인이 부담해야 하는데도 표본감사를 받은 29개 사립대 모두 건설비의 70% 이상을 교비로 충당했다. 절반에 가까운 14곳은 99% 이상을 교비로 써 등록금 인상 요인을 만들었다. 이 밖에도 50여개 대학에서 이사장ㆍ총장ㆍ교수 등 250여명의 교비 횡령 등 비리가 적발됐다. 지방의 한 대학 이사장은 등록금 160억원을 빼돌려 서울 소재 아파트 4채 등 이사장 일가의 부동산 매입 등에 썼다.
감사원은 대학별 위법ㆍ부당 사례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대학마다 재정ㆍ교육 여건이 다르므로 일률적으로 대학의 문제를 재단하기는 어렵다. 이런 점을 인정해도 대학들이 손쉬운 수입원인 등록금을 토대로 자의적인 예산을 편성해 왔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게다가 이번 감사에서 기부금 입학은 대학 반발로 이뤄지지 않았다.

'월가를 점령하자'는 시위의 발단은 금융권의 탐욕이다. 대학의 도덕적 해이는 학생들과 대학 간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 재단과 대학 관계자 등 소수의 1% 때문에 99%의 학생과 학부모가 희생되는 구조를 방치할 수는 없다. 대학은 감사원 감사가 자율권 침해라며 볼멘소리를 하기에 앞서 회계운영의 투명성부터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외부 감사를 두는 방식으로 회계감사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교육당국은 재정을 투명하게 운용하는 대학을 우선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대학 스스로 대학의 주인은 학생이란 점을 재인식할 때다. 불과 4년 뒤 2015년부터 대학 학령 인구가 대학 정원보다 적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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