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평당 매매가 꾸준히 상승..2500~3500만원 수준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이민우 기자]상습 정체구역인 안국역에서 헌법재판소 방향으로 5분 정도 걸으면 고요한 골목이 등장한다. 우아한 기풍의 처마와 고풍스러운 느낌의 대문이 이어지는 한옥 골목이 아늑하게 다가온다. 삐뚤고 좁은 북촌의 골목은 바쁘게 살아가는 도심 속에서 여유로 다가온다.
10월 끝자락에 북촌을 찾았다. 다소 추워진 날씨 탓인지 북촌의 골목은 한적했다. 북촌로 인근에 '한옥 중개·신축'이라는 팻말을 걸은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아 들어갔다. 20년째 북촌을 지키고 있는 J부동산 주인은 "밖에서 경기가 어렵고, 아파트값이 떨어진다고 난리지만 여긴 전혀 상관없다"며 "여기는 매매가가 떨어진 적이 없다"고 자신있게 설명했다.
북촌 한옥마을 인근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한옥을 찾는 사람의 발길은 꾸준하지만 팔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전에 살다가 이사갔던 사람이 다시 돌아오거나 전원 분위기를 느끼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전했다. 한옥에 살고 싶어도 북촌에 들어오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 한옥, 평당 매매가는?
전세 상황도 마찬가지다. 북촌에서 수리를 마친 한옥의 115.7㎡(35평) 대지기준 전셋값은 2억5000만~3억원 정도다. D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전월세를 찾는 분이 많지만 내놓는 사람이 없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월세의 경우는 132.23㎡(40평)은 보증금 1억원에 월 350만원짜리도 있다.
대표적인 한옥지역인 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데 가회동, 안국동, 삼청동 등이 대표적인 지역이다. 카페나 전시, 맛집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상업시설도 꾸준히 들어서 투자 수요가 많다. 또 북촌 일대 가격이 급등하자 '서촌'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도 늘고 있다.
서촌은 경복궁 서쪽에 있는 누하동, 옥인동, 통인동 등이 해당된다. 시세는 북촌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3.3㎡당 매매가는 2000만~3400만원대고, 전세는 3.3㎡당 800만~1000만원대다. 북촌에 비해 낡은 한옥이 밀집해 있어서 리모델링 작업을 하고 있는 곳도 쉽게 찾을 수 있다.
◆ 한옥 신축시 보조금 지원..신청 건수 증가
한옥이 최근 들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정부와 서울시의 한옥 지원 정책 덕도 크다. 서울시는 기존 한옥을 수선하거나 신축하면 공사비용의 3분의 2 범위 안에서 최대 보조금 6000만원까지 지원을 해주며, 비한옥 건물을 한옥으로 신축할 경우는 최대 8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최근에는 북촌, 서촌, 인사동 등 한옥밀집지역의 한옥을 사면 취득세를 50% 감면해주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고금 지원 등의 정책은 2001년부터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북촌, 서촌 등의 지역의 신청이 많은 편"이라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한옥 등록건수는 2009년 17건에서 2010년에는 43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올해는 현재(9월 기준)까지 29건을 기록했다. 보조금 지원 신청건수도 지난해 17건(7억5000만원)에서 올해는 25건(11억64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정부의 지원과 한옥에 대한 인식 변화, 희소성 등을 이유로 한옥에 대한 투자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높은 건축비, 한정된 수요 등 주의할 점도 있다. 한옥 신축시 건축비는 3.3㎡당 보통 1000~1500만원 수준으로 일반 주택의 3~4배 수준이다. 원목, 기와, 창호 등 기본적인 재료에 비용이 많이 든다. 기존 한옥의 경우는 냉난방이 잘 되어 있지 않는 등 생활하는데 불편한 부분도 있어 개보수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한다.
북촌 가회동의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집의 상태나 땅의 구조, 수리 여부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라며 "특히 한옥이지만 내부는 현대적으로 꾸며놓은 집이 인기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한옥은 아파트나 연립주택에 비해 관리가 어렵고 리모델링 비용 또한 비싸다"라며 "한옥을 게스트하우스로 이용한다고 해도 도시형생활주택이나 빌라 등과 비교하면 임대 가치는 낮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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