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시장 전문가들은 대외 악재가 중첩되어 나타난 데다 수급상 공백이 생기면서 전날 지수가 급락했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유로존 재정위기와 관련한 뉴스들이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일단 오는 23일(현지시각) 열리는 EU정상회의를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전날 지수 하락은 기관의 포트폴리오 교체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 기관 투자자가 IT를 매수하고 원자재 관련주에 대한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매수한 업종의 상승폭은 크지 않았던 반면 매도가 집중된 원자재 관련주의 하락폭은 컸다. 단기간 매물 쏠림이 부른 하락이지 결코 8~9월의 공포에 견줄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은 유로존 각국이 위기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재정위기 진화 방안이 도출되는 시기가 다소 늦춰진다고 해서 8~9월 급락장과 같은 상황으로 볼 필요는 없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유로존 정책 결정 과정에서 몇 가지 악재가 중첩되어 나타나며 전날 코스피 급락을 불러왔다. 결국 시장의 열쇠는 앞으로 예정된 정책 이벤트들이 쥐고 있어 관련 뉴스들을 꼼꼼하게 확인하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번 주말로 예정된 EU정상회담이 우선 가장 중요하다. 이번 회담을 통해 유럽재정안정 기금(EFSF)의 규모 및 역할 확대, 금융기관 자본 확충 방안, 그리스 채무 조정 및 긴축 간도 조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단기 급반등에 따른 과열 부담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EU정상회의에 대한 경계 심리가 표출되면서 코스피가 급락했다. 박스권 상단을 힘 있게 돌파할 만한 재료는 여전히 부족했다.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시점이지만 적어도 8~9월 수준의 급락세가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 개인 투자자, 연기금, 국내 주식형 펀드 등의 국내 자금은 지수가 급락할 때마다 매수에 나서며 박스권 하단을 든든하게 지지하고 있다. 특히 10월 초 이후 반등 국면에서 개인이 이미 3조원에 이르는 주식을 팔았기 때문에 앞으로 지수가 큰 폭 떨어지면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외국계 자금 매도세가 주춤하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9월 미국과 유럽계 자금의 매도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고 10월 들어서는 오히려 매수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조세회피지역 자금의 매도세가 여전하지만 이 또한 그리스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지만 않는다면 대규모로 '팔자'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 지금으로서는 23일 유럽 정상들이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를 예단하기가 어렵다. 섣부른 기대감을 가지기에는 아직 부담스럽고 1700 초반~1800 후반을 염두에 둔 박스권 전략을 펴는 게 좋겠다. EU정상회의로 인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다면 오히려 주식비중 확대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모든 관심이 EU정상회의로 집중되고 있다. 이미 한번 연기된 바 있는 정상회의가 또 늦춰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EFSF 증액안 및 그리스 국채 민간은행 손실 부담과 관련해 독일-프랑스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 해법을 둘러싼 포괄적 합의안이 쉽게 도출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11월3~4일 개최되는 G20정상회의까지 유로존 이슈와 관련된 논란이 연장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솔 기자 pinetree19@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