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가 수 백만원을 호가하는 대형평형에도 일단 반전세를 요구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일단 제시하는 '헛바람 가격표'도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통계에서도 반전세는 증가 추세를 드러낸다. 국민은행의 '주택임대차 계약분포'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전국 임대차계약에서 반전세(보증부월세) 비중은 43.3%로 지난해 동기(41.4%)에 비해 1.9%포인트 늘었다. 특히 전세계약이 올들어 계속 하향세를 보여 5월 현재 1월(57%)보다 2.8%포인트 줄어든 54.2%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실제 현장에서도 집주인들이 소형, 대형 가릴 것 없이 일단 반전세로 내놓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이 중개업소들의 종합의견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P 중개업소 관계자는 "오른 전세금을 받아서 은행으로 가봤자 이자가 약한데다 마땅한 투자처도 찾지 못해 예전보다 전세금의 활용가치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대치동 D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형평형들의 경우 집주인들이 10건을 반전세로 내놓으면 실제로 1건만 계약될까 말까다"라며 "계약률이 미약하다. 거의 나가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집주인들의 반전세, 월세선호 경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전세는 집값이 오를 때 투자메리트가 있는 제도인데 전셋값 올려 받느니 반전세나 월세로 받는 것이 집주인 입장에서 나은 상황"이라며 "특히 대형이라면 세입자도 관리비 부담으로 피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계약은 결국 전세로 되는 경우가 생겨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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