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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전세난 失機..빚(가계대출) 내서 메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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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그리스 파산위기?, 이러다간 가계경제가 먼저 파산하겠습니다."

정부가 올 들어서만 여러 차례 전세대책을 내놨지만 지난해 가을부터 1년째 이어지고 있는 전세난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추석 연휴가 지나고 본격적인 이사철이 다가오면 전세난이 더욱 심화되리라는 건 굳이 전문가들의 입을 빌지 않더라도 예측이 가능하다.
'다음 아고라'와 같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는 전세난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애환과 비토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에 대한 저주 섞인 비판과 전세폭탄을 맞은 동병상련의 처지를 서로 위로하며 위안을 삼을 뿐이다. 돌아서면 현실은 언제나 제자리다.

'백약이 무효하다'는 말을 이럴때 쓰게 될 줄은. 정부는 올 1월과 2월, 8월 등 세 차례나 연거푸 전세 대책을 내놨다. 당장 공급을 늘리기 쉬운 1인 가구를 늘리고 껑충 오른 전세값을 낼 수 있게 전세대출 한도를 늘려주는 것 외엔 눈에 띄는 게 없다.

그 덕(?)에 전세대출을 취급하는 주요 금융기관의 지난달 말까지의 전세자금 대출 규모는 지난해 연간 규모(1조8000억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올해 늘어난 가계대출의 상당 부분을 전세대출이 차지한 것이다.
집주인들의 높은 전셋값 인상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세입자들은 대출을 이용해 월세 전환을 피했다. 하지만 결국 대출금액만큼 은행에 대출이자를 갚아야하니 반전세가 늘어난 셈이다. 동맥경화(動脈硬化)를 앓고 있는 환자에게 쥐어준 병원 처방전에 진통제 처방만 잔뜩 적혀있는 꼴이다.

전세대출이 여의치 않은 세입자들의 경우 증액된 전세값 만큼을 월세로 내고 있다. 전세값 1000만원에 최대 10만원까지 월세가 증액되는 관행을 감안하면 반전세 댓가는 연 12%에 육박하는 고금리로 돌아온다.

추석연휴를 막 끝낸 14일 서울 종로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았다. 연휴 이튿날부터 전셋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들로 문전성시다. 2~3년 전 1억5000만원 정도이던 방 3칸 짜리 다세대주택 전셋값은 이미 2억원을 훌쩍 넘어섰고, 시세라는 것도 의미가 없었다. 그마저도 적당한 매물이 없어 소유자가 부르는 게 값이다.

인간 생활의 기본 요소인 의식주(衣食住)가 위협받고 있다. '배급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없다'는 군대 문화를 빗댄 우스갯소리가 있다. 주택 수급계획과 대책 마련에 실패한 정부는 과연 용서받을 수 있을지...



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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