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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특허전쟁, 총알만 20조원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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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법적공방에 천문학적 비용 투입...산업혁신 장애물 될 수 있어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IT업계의 특허 분쟁이 과열되며 산업 혁신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최근 구글, 애플, 삼성전자 등 글로벌 IT업계 대형 기업들은 특허권을 두고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이며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올해에는 이미 180억원(약 20조원) 규모의 비용이 특허 공방전에 사용된 것으로 추산된다.

'구글노믹스'의 저자인 제프 자비스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올해 180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기업 성장이나 혁신이 아닌 특허 공방전에 사용됐다"며 "특허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구글의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에 대해서도 '극약처방'이라며 "엉망진창인(screwed-up)특허제도 때문에 일어난 비극이자 낭비"라고 비판했다.
구글이 125억달러를 들여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인수한 것은 무엇보다 특허 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토로라모빌리티가 보유한 특허는 약 1만 7000건으로 인수 직후 래리 페이지 구글 CEO는 "이번 인수가 구글의 특허 체제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중 구글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18개 정도로 추려지는 상황이다.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는 스마트폰 시장의 후발 주자로 1000여개 정도의 특허밖에 보유하지 못한 구글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특허전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둘러싼 모바일 시장에서 거대기업들의 공방전이 치열하다. 스마트폰 한 대당 관련있는 특허가 25만건에 달하는 것도 소송이 과열되는 주요 이유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네덜란드를 포함한 9개 국가, 19개 지역에서 소송을 진행중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가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의 디자인을 베꼈다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1994년 미국 미디어그룹 '나이트 리더' 홍보영상에서 아이패드와 비슷한 형태의 '더 태블릿'을 보고 있는 장면을 발굴, 증거 자료로 독일 및 네덜란드 법원에 제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는 1968년작 SF영화인 '201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태블릿PC와 유사한 형태의 기기가 등장하는 장면을 증거물로 제시하기도 했다. 혁신에 주력해야 할 IT업체들이 특허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퇴행현상'을 보이는 모습의 단적인 사례다.

또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안드로이드 견제 차원에서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특허 침해 혐의로 미국 통상위원회(ITC)에 제소했다. 모토로라모빌리티가 MS의 특허기술 7건을 침해했다는 것. 특허 분쟁이 거대 기업들간의 '발목잡기'로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특허전쟁 가속화의 배경으로 특허 제도의 문제와 함께 모바일 시장의 경쟁 과열을 꼽고 있다. 갤럭시 시리즈의 디자인을 걸고 넘어진 애플의 사례에서 보듯 어디까지가 '원조'인지 규정할 수 있는 특허권의 경계가 불분명한 데다가, 모바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의 IT칼럼니스트인 닐스 프래틀리는 "거대 IT기업에서 엔지니어보다 변호사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꼬집으며 특허의 '무기화'를 비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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