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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살에 지점장, “농협은 은행업무만 하는 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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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장시열 백제인삼농협 목련지점장, “10명 10억원보다 10000명 10억원이 더 소중”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그는 37살이다. 많은 또래들이 대리로 일하고 빠른 이가 과장 초년병인 나이에 지점장까지 올랐다. 2002년에 입사해 9년 만이다.

장시열 백제인삼농협 목련지점장 이야기다. 지난 6월에 점장이 된 그는 전국 농협지점장 중 흔치 않은 30대다. 2006년에 윤재용 당시 양재지점장이 고졸출신 30대 지점장에 임명돼 화제를 모았으나 윤 지점장은 39살이었다.
장 점장은 전국에 12개밖에 없는 인삼농협 소속이다. 인삼농협은 2000년 농협중앙회, 축협중앙회, 인삼협중앙회가 합쳐지면서 ‘농협’으로 불린다.

그는 “백제인삼농협 공채 1기 동기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가거나 다른 직업을 찾아 떠났다. 혼자 있으니까 운이 좋아 지점장까지 올랐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도 처음엔 일이 힘들어 그만둘 생각을 했다. 그는 “농협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금융기관이라 생각하는데 여·수신 외 농자재, 농약, 비료 등 농사를 짓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을 관리한다”고 말했다.
그는 “근무시간 틈틈이 삼밭에서 일해야 하고 비료포대를 100개씩 나르다보면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자신도 처음엔 은행이라 생각하고 들어왔으나 삼밭에 가서 약을 주고 풀뽑는 일을 해 퇴근하면 지쳐 골아떨어지기 일쑤였다.

게다가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 금융업무는 서툴렀다.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며 업무를 하나 하나 따라잡는 방법 밖에 없었다.

신참 땐 튼튼한 몸을 믿고 버텼다. 힘겨운 만큼 농민들에게 보탬을 준다는 생각 하나 뿐이었다. 그러다 2005년에 대전에 목련점이 열리면서 발령받아 3년간 여·수신업무를 봤다.

그는 “그 때 점장님이 본사로 가고 올해 점장으로 오게 돼 고향같은 느낌”이라며 “여·수신 규모를 유지하는 것만도 잘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난 1년 안에 1.5배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목련지점엔 점장과 과장, 대리, 여직원 3명으로 작은 점포다. 매장관리는 물론 고객을 늘려가는 게 목표다.

그는 “10명이 1억원씩 10억원을 유치하는 것보다 1만명이 10억을 예금하는 게 더 소중하다. 단기간에 이룰 수는 없지만 알차게 운영하면 5년의 점장 근무기간 내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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