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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향기>, 마음을 무너뜨리는 정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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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향기> 5-6회 SBS 밤 9시 50분
재벌 2세와 평범한 여성의 로맨스라는 설정 상, <여인의 향기>에는 다소 빤하게 진행되는 지점이 있다. “너 한 번 꼬셔볼 생각이었다”는 연재(김선아)에게 지욱(이동욱)이 “당신이 그럴 주제나 돼?”라고 받아치는 장면은 두 사람의 계층 차이를 확연하게 드러낸다. 하지만 연재를 향해 커지는 마음을 느끼면서도 오너의 아들과 전직 말단 직원이라는 간극 때문에 스스로를 억눌러왔던 지욱의 복잡한 감정은, 그가 연재에게 모욕적인 말을 퍼붓던 끝에 느닷없이 “다신 내 눈 앞에 나타나지 마라. 너 때문에 미칠 것 같으니까”라며 사랑을 고백하는 순간 더 센 진심을 드러내며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든다.

그와 동시에 <여인의 향기>는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살아온 많은 이들의 모습을 투영하며 공감을 얻어낸다. 연재를 맞을 인사말을 준비하다 “몸은 어서 와”라고 말실수를 해버리는 은석(엄기준)이나, 연재를 집으로 불러놓고 입을 옷을 허둥지둥 골라보는 지욱은 모두 사랑에 서툰 사람들의 초상이다. 두 사람이 연재를 초대하는 장소가 집이라는 사실은, 누군가 초인종을 누르고 방문하듯 내 마음 속으로 들어오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더불어 “주방은 내 공간”이라며 주방에 들어오려는 연재를 어색하게 대하는 은석과 집으로 찾아온 재벌 2세 약혼녀 세경(서효림) 때문에 연재를 돌려보내는 지욱의 모습은 그들이 연재와의 완전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는 각자를 둘러싼 벽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정공법으로, 그러나 안일함에 기대지 않는 로맨스라는 면에서 <여인의 향기>는 다음을 더 지켜보고 싶게 만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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