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들어 21일까지 현대중공업 주가는 11.4% 떨어졌다. 특히 최근 이틀간 하락폭이 컸다. 실적이 예상보다 안좋다는 소문이 돌며 지난 20일 3.89% 밀렸고, 실적 발표 뒤인 21일에는 낙폭이 5.09%로 커졌다. 매물이 몰리면서 하루 거래량은 평상시의 다섯배 수준인 100만주까지 불어났다.
그래도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는 대부분 관대했다. 실적 발표 후 분석 리포트를 낸 14개 증권사 중 목표가를 내린 곳은 4군데에 불과했고 나머지 10개사는 모두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유지했다. 이강록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조업일수가 많아 매출이 증가할 것이므로 이익률이 떨어지더라도 전체 이익금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 비조선부문이 2분기를 바닥으로 턴어라운드 할 것으로 보여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증권사들의 리포트가 나온 직후인 21일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43억원, 825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를 일축했다. 특히 기관은 최근 일주일간 3847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물량 정리에 나서는 듯한 양상이다.
투자자들처럼 부정적 입장에 있는 소수파 애널리스트들은 현대중공업의 부진을 일회성으로 보지 않는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20% 낮춰잡은 JP모간증권은 "2분기 마진 하락은 구조적 흐름"이라면서 "선박 이익은 수주 사이클에 비해 2~3년 지연돼 나타나기 때문에 주가를 판단할 때 착각을 부를 수 있다"며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NH투자증권의 옥효원 애널리스트는 "저선가 물량 비중이 증가할 것이므로 조선부문 수익성은 추가 하락할 것"이라며 "수익성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국내 증권사 중에 가장 낮은 목표가(51만원)를 제시하고 있다.
정호창 기자 ho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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