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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여인의 향기>│남자는 재벌, 여자는 시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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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향기>의 김선아, 이동욱, 서효림, 엄기준. (왼쪽부터)

<여인의 향기>의 김선아, 이동욱, 서효림, 엄기준.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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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삶을 6개월 밖에 유지할 수 없다면, 당신은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SBS <여인의 향기>(극본 노지설, 연출 박형기)는 이 질문에서 출발하는 작품이다. 회사에서 잘리지만 말자는 각오로 온갖 부당함도 참아내며 일하던 여행사 말단 직원 이연재(김선아)는, 어느 날 담낭암 말기 판정을 받고 6개월 밖에 살 수 없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결국 5년 전 써놓았던 사직서를 용감하게 던진 후 예전에는 살 엄두도 못 냈던 비싼 옷을 사 입고 처음으로 자신만을 위한 해외여행을 떠나 그곳에서 삶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여행사 대표의 외아들 강지욱(이동욱)을 만난다. 물론, 둘은 사랑에 빠지고 함께 삶의 행복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요컨대 <여인의 향기>의 설정들은 어딘가 낯익다. 주인공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는 연인은 재벌 2세다. 하지만 설정은 출발점일 뿐, 드라마를 이끄는 건 그 설정으로부터 무엇을 말하느냐다. 19일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박형기 감독은 “시한부 이야기라 진부하고 식상한 설정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여인의 향기>는 죽어가는 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행복한 삶이 어떤 것인가를 찾아가는 여성의 이야기”라고 변별점을 밝혔다. 시한부 인생 속에서 미뤄왔던 행복을 찾는 연재의 모습이, 유한한 삶을 살며 정작 하고 싶은 걸 기약 없는 미래로 미루는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가 중요한 건 그 때문이다.

“나는 잘 살고 있는가, 행복한가에 대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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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역을 맡은 김선아의 존재감 역시 그래서 중요하다. 현실의 벽이라 여겼지만 사실은 마음의 제약이었던 스스로의 울타리를 넘는 여주인공에 김선아를 떠올리지 않기란 어렵다.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삼순이 그랬고, SBS <시티홀>의 신미래가 그랬다.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공개된, 여행사 전 직원들이 모여 커다란 비빔밥을 비비는 자리에서 고추장을 가져오다가 넘어지는 장면, 무슬림인 고객에게 소고기를 내놓으며 실수를 연발하는 장면에서는 특유의 코믹 연기가 빤하게 소비되기도 하지만 뿔테 안경을 벗어버리고 미뤄왔던 즐거움을 찾아 떠나는 연재에게서 느낄 대리만족 혹은 공감은 분명 기대되는 지점이다.

2010년 SBS <닥터챔프>를 통해 “1등이 아니어도 열심히 달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박형기)를 들려줬던 박형기 감독과 노지설 작가는, 이번에는 <여인의 향기>를 통해 “달리기를 멈추고 쉬는 시간을 가지면서 나는 잘 살고 있는가, 행복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려 한다. 과연 <여인의 향기>는 빤해 보이는 설정을 넘어 시청자들에게 삶을 반추하는 기회를 주는 작품이 될 수 있을까. 오는 23일 밤 9시 50분 첫 방송을 통해 확인해보자.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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