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주최 그리스 민간 채권단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서는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에 민간 부문이 참여하는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됐다"면서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 투자자들이 새로운 채권으로 교환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찾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프랑스식 제안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지지를 보냈던 것과는 차이가 나는 발언이다.
일부 민간 투자자들은 프랑스식 방식으로는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정부가 목표로 정한 그리스 부채 300억 유로 롤오버(만기연장)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그리스 국채에 대한 광범위한 채권스왑 또는 조기상환(BuyBack)하는 방안이 프랑스식 제안보다 그리스 부채 부담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며 독일의 제안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이 제안한 채권스왑 방안은 그리스 구제금융에 민간 금융회사가 참여할 경우 이를 '선별적 디폴트'로 간주할 수 있다는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ECB는 신용평가 회사들이 그리스에 디폴트 선언을 하지 않아야만 계속 그리스 국채를 담보로 그리스 은행권에 유동성을 계속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프랑스 해법을 대체할 다른 제안들이 부각되면서 이날 논의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으며 민간 투자자들의 참여 방안에 대한 논의가 9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미셸 페베로 BNP 회장은 "그리스 문제를 다루는 모든 기관들이 동의하면서 디폴트를 피하기 위한 해결책이 도출돼야만 한다"면서 "신용평가기관들의 디폴트 판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찰스 달라라 IIF 소장은 이날 회동에서 "선별적 디폴트 등급으로 분류되는 것이 일시적인 일이라면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S&P의 '선별적 디폴트' 등급 분류 기간은 하루에서 6개월 사이로 비교적 짧았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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