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그를 두고 '실세', '왕수석'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하지만 적당한 표현은 아닌듯 싶다. 굳이 그를 표현한다면, 보다 무겁고 진중한 표현이 어울려 보인다. 그는 합리적이고 겸손하다. 청와대 안팎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홍보수석, 그 이상의 몫을 해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김 수석을 '대통령과 국민의 메신저'로도 바라본다. 홍보수석의 첫번째 책무는 소통이다. 정권초기부터 이 대통령을 괴롭히던 단어중 하나가 '일방통행'이다. 돌이켜보면 소통의 부재도 있었고, 잘못된 소통도 있었다. 이제는 그런 비판을 넘어설 때가 됐다.
'직언(直言)하는 참모'의 모습도 기대해본다. 이 대통령은 김 수석을 100% 신뢰한다고 한다. 지난해말 청와대 참모진들과의 부부동반 만찬에서 "김두우실장은 대단히 훌륭한 인물이다. 앞으로 큰 일을 할 것이다"고 공개적으로 칭찬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제대로 인식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직언도 서슴치 않아야 한다.
당장, 여당은 물론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여당과 호흡을 더 깊게 하고, 야당의 목소리도 경청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회의를 가능한 많이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주무 비서관들이 직접 기자들을 만나 정책을 설명하는 기회도 자주 갖겠다고도 했다.
김 수석이 내놓은 약속들은 이미 했어야 할 것들이다. 새 것을 만들기보다는 할 것을 하는 청와대, 지금은 그런 청와대가 필요하다. 그 중심에 김 수석이 있기를 바란다. 이 대통령이 아껴온 '김두우 카드'가 단순히 안정감 있는 정권 마무리를 위해서는 아닐테니까.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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