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채납,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등 갈등..거래가뭄으로 가격 변동 미미
18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전략정비구역(여의도·이촌·압구정·성수·합정)의 주요 아파트 매매가 시세는 올해 초와 비교해서 가격변동이 없거나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광장아파트 112㎡(공급면적, 이하생략)는 1월에 9억5000만~10억5000만원대가 형성돼 반년동안 시세변화가 없다. 성동구 성수동 동아그린 109㎡도 같은 기간 4억1000만~4억8000만원대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조민이 부동산1번지 팀장은 "한강변 개발이라는 개별적인 이슈보다 전체적인 시장불황이 가격 하락에 미친 영향이 더 크다"며 "구역별 차이보다 전반적으로 중대형이 약세를 기록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실망매물이 터져 나오면서 집값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반응이 컸다. 성수동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문의는 없지만 시세보다 싼 매물은 가끔 나오고 있다”며 "재개발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요즘 (지구지정이) 취소되는 구역도 많다보니 예전에 샀던 사람들이 시세차익 얻고 나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약발이 다 됐다고 보면 된다. 4구역 중에 1구역도 크게 변동사항이 없다”며 “주민들은 민(民)이 아니라 관(官)이 주도하지만 실제로 눈에 보이게 빨리 진행되는 게 없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정비사업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거래가뭄의 원인이 됐다. 한강변 전략정비구역 5곳 중 지구단위계획 결정 고시를 마친 곳은 성수지구 단 한 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4개 지역은 이렇다할 진전 상황이 없다. 40%의 기부채납 비율과 축소된 개발계획으로 갈등중인 여의도와 합정지구는 아직 공람절차까지 못 가고 한 두차례 주민설명회를 하는데 그쳤다. 이촌구역과 압구정구역은 주민설명회조차 개최하지 못한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수변 정비사업은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해명했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