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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 지적 장애인 복지 산실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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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도봉구가 지적 장애인의 복지 산실로 거듭단다.

방학동 704-42 아름다운가게 2층에 위치한 '세움카페'는 지적장애인의 자립재활을 위한 도봉구 '마을기업 제1호'다.
마을기업으로 선정되기 위한 높은 경쟁률을 통과한 만큼 뛰어난 실력은 예고된 일이었다.

이 곳 지적 장애인들은 3년간 복지관에서 커피를 내리고 쿠키를 굽는 방법을 거듭 익혀 이제는 제법 바리스타로서의 향기를 풍긴다.

공정무역 커피를 사용해 진한 향의 커피를 끓이고 카페의 한쪽에 헌책방도 설치해 책 판매 수익금은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세움카페는 지적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착한기업’이다.
세움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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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일 사회적기업팀장은 “세움카페가 지적 장애인들과 지역 주민들의 아름다운 소통을 가능케 하고 있다”며 "지적 장애인들의 자립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정도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각도에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도봉구 이런 고민은 어느 정도 이미 뿌리를 내린 듯도 하다.

도봉서원종합복지관 1층에서 판매실습 중인 지적 장애인들은 제2, 제3의 세움카페를 꿈꾸며 연신 커피를 볶는다.

이들은 커피체인 전문회사 로즈버드로부터 커피 로스팅 방법을, 서비스전문 교육업체 큰나무아카데미로부터는 고객을 친절히 대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실제 취업에 이르기까지 계속되는 교육과 주기적인 판매실습이 고될 법도 한데 단순반복적이며 지역사회로부터 격리된 형태로 행해졌던 기존의 장애인직업재활 프로그램과 달라서인지 지적 장애인들의 표정은 한없이 밝았다.

이 모든 것은 지적 장애인들에게 경제적 자립을 위한 기술을 습득하고 사회생활을 위한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도봉구가 기획한 ‘장애인교육 네트워크사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장애인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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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는 사회복지관, 지적 장애인 자립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기관과 협약을 맺었다.

구 차원에서 육성한 마을기업인 세움카페도 네트워크에 참여해 지적 장애인들의 자립을 돕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구는 직업재활 프로그램을 지적 장애인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현재도 관내 다양한 사업체와의 접촉을 시도 중이다.

자치구가 나서서 장애인복지를 위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한 주체로서 이에 직접 참여한 예는 도봉구가 최초다.

구의 네트워크사업이 활성화될 경우 일반인이 평생교육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본인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듯 지적 장애인들의 직업재활도 다양한 측면에서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경제적으로 자립한다 해도 지적 장애인은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도 지적 장애인들은 각종 범죄에 노출돼 있으며 상대적으로 부족한 인지와 표현 능력으로 인해 충분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할 때가 많다.

도봉구에서는 지적 장애인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 끝에 전국 최초로 지적 장애인 대상의 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교육은 이해가 쉬운 언어로 진행되며 각종 시청각자료가 활용된다.

지적 장애인들이 교육에 높은 참여도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배은경 도봉구 보건소장은 “제한된 예산으로 인해 교육이 복지시설인 인강원 학생들에게만 이루어지고 있지만 성장함에 따라 발생하는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이제껏 가져본 적 없던 지적 장애인들임을 감안하면 교육의 의의는 크다”고 말했다.

또 구는 지적 장애인들이 일반인과의 경쟁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데에 도움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4월 13일 본격적으로 시작된 공원이용 프로그램의 일환인 숲속치유교실이 그 것.

현재 이 프로그램에는 주바라기해피홈 소속 지적 장애인들이 참여, 지역내 공원에서 다양한 생태체험도 하고 중랑천변에 농작물도 직접 가꾸어보는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 외도 구는 구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 교육을 실시해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감수성을 증진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강사 섭외 등에 적지 않은 예산이 수반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행정에 접목시키기 위한 구 차원의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라 하겠다.

지자체가 예산 부족으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에 따라 장애인을 비롯 소외 계층을 위한 행정 역시 충분히 행해지지 못하고 있다.

도봉구 역시 요즘 들어 부쩍 수요가 증가한 노인 일자리 창출, 보육 등 문제에 대응하기에도 벅찬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일반인 모두가 잠재적 장애인임을 감안한다면 장애인을 외면한 행정은 오로지 한쪽 다리만을 사용해 ‘절름발이 걸음’을 걷는 것과도 같다.

지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장애인복지정책을 펼치는 도봉구의 사례가 장애가 함께 걷는 걸음을 방해하는 ‘장해물’이 되지 않는 사회 건설의 귀감이 되길 바라본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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