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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대한민국 위성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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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연구본부 팀장

장병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연구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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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9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날아오른 영국 키네티크(Qinetiq)사가 개발한 제퍼(Zephyr)라는 무인비행체는 무려 2주 하고도 22분이 지나서야 지상으로 내려왔다.

우주가 아닌 지구 대기권을 비행하는 비행체로서는 지금까지 가장 높이(21.5km), 가장 오래(14일22분) 난 기록이다.
제퍼는 무게가 53kg 정도여서 기록 이외에 다른 활용성은 별로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러나 기술이 좀 더 발전하여 통신중계 장비나 카메라를 싣고 20km 정도의 고도에서 몇 년간 떠 있을 수 있는 '고고도 무인 플랫폼'으로 진화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마치 정지궤도 위성을 대기권 내로 내린 대기위성과 같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현재 지상에서 약 3만6000km 고도의 정지궤도 위성보다 저렴한 사용료로 빠른 통신중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백km 상공을 끊임없이 돌고 있는 저궤도 위성과 달리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지점의 영상을 더 높은 해상도로 얻을 수도 있다.

더구나 위성과 달리 이착륙이 가능하므로 탑재한 전자 장비를 최신 장비로 교체할 수도 있고, 위성에 탑재할 고가의 장비를 사전에 싣고 올라가 시험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고도 20km 환경은 준우주 환경으로 지상보다 압력은 20분의 1, 공기밀도는 13분의 1 정도다. 고도 20km에서 비행한다는 것은 물보다 10배 이상 가벼운 액체로 채워진 풀에서 수영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최대한 가볍고 잘 날 수 있는 비행체를 만들어 효율적인 태양전지와 충전장치로 추진하는 기술이 관건이다.

미국은 이러한 가능성에 도전하기 위해 1994년부터 패스파인더 개발에 착수했다. 2002년에는 통신중계 시험을 하기도 했으나 2003년 후속 기종인 헬리오스의 추락으로 중단했다.

유럽은 미국보다 늦은 2000년부터 헬리넷(HeliNet) 등 다양한 공동 프로그램으로 '고고도 무인 플랫폼' 개발 가능성을 연구해 왔으며, 결국 작년 제퍼의 2주 체공 성공으로 이어졌다.

미국은 작년 7월 제퍼의 성공 후 작년 9월 보잉-키네티크사와 솔라이글(Solar Eagle) 개발 사업을 계약함으로써 고고도 무인 플랫폼 개발 시도를 재개했다.

180kg 의 장비를 싣고 고도 18km 이상에서 30일 체공을 목표로 하는 솔라이글의 개발 성공은 장담하기 힘들다.

그러나 태양전지, 2차전지 등 주변 기술들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솔라이글은 헬리오스나 제퍼보다는 훨씬 우수할 것이다. 언젠가는 통신중계 장비나 카메라를 실은 고고도 무인 플랫폼이 몇 년간 체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때쯤이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연결과 통신이 가능해질 것이며, 전국 어느 곳이든 실시간 영상을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사용자가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이 되는 것이다.

한국은 과거 아날로그TV에서 선진국을 따라가기만 하다가 새로 열린 디지털TV 시대에 기술 역전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언젠가 20km 상공에서 수년간 체공하는, 유비쿼터스 시대의 핵심 인프라가 될 고고도 무인 플랫폼의 최고 강자가 한국이 돼 있을 그날을 그려본다.



장병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연구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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