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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IT를 위해 누구를 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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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광화문 광장을 지키고 있는 조선시대의 대표적 위인인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한글과 거북선으로 상징되는 두 사람의 업적은 가히 조선 500년을 통틀어 첫손에 꼽힐 만하다.

세종대왕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약 170년전에 대마도(쓰시마섬)를 정벌한 군주로 기록돼 있지만 전쟁을 싫어하는 군주였다. 대마도 정벌이 그의 치세에 이뤄지기는 했지만 이를 주도한 이는 당시 상왕이었던 태종이었다. 온전히 세종의 치세에 이루어진 북방의 4군6진 개척도 방어적 성격이 강하다. 세종은 조선은 작은 나라니 육군과 수군을 다 보유하기 힘드니 수군을 폐지하자는 얘기를 한 적도 있다.
임진왜란 당시 행주대첩의 영웅인 도원수 권율도 이와 비슷한 얘기를 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지만 당시로서는 이런 시나리오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정책에 반영될 뻔 하기도 했다. 한정된 자원을 한 곳에 집중시키자는 전략은 지금도 많이 채택되고 있다.

20일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단숨에 47포인트나 오르며 전 고점을 20포인트 이상 훌쩍 넘겼다. 주역은 IT였다. 세계 IT경기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인텔이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국내 IT주들도 급등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4% 이상 폭등했고, 전기전자업종지수의 상승률도 4%를 넘었다.

자동차, 화학업종이 랠리를 보이는 동안 소외받던 IT주들도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전날 인텔에 이어 이날 새벽 애플도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IT주도 본격적으로 달릴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애플은 이번 분기 59억9000만달러의 순이익으로 전년동기보다 95%나 증가했다.
IT주들이 가면서 대세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미국신용등급 강등 전망에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던 목소리는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잦아들었다. 시총 비중이 높은 IT주까지 상승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투자자들의 선택 폭도 넓어졌다.

IT주들이 시세를 내면서 그동안 주도주였던 자동차와 화학주들은 다소 숨고르기를 했다. 그렇다고 조정을 받은 것은 아니다.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적거나 보합 수준에서 마감됐을 뿐이다. 여전히 자동차, 화학 등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

하지만 증시의 수급은 여전히 원활하지 않다. 외국인 자금이나 개인의 장롱 속 자금이 무한정 들어오면 모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고객예탁금은 사상 최대 수준이지만 개인들의 매수세는 연속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외국인들도 유럽 재정문제, 미국 신용등급, 중국 긴축 등 상황에 따라 변화가 심하다.

특히 투신권은 지수가 오를수록 환매에 매물을 쏟아낼 수밖에 없다. 그간 시장대비 부진했던 IT가 시세를 내기 시작했으니 기관이나 외국인, 개인 할 것 없이 IT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기존 주식을 보유하면서 IT주를 새로 담으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상승장에서 주식비중이 풀(Full)로 차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관도 신규자금이 들어오는 만큼은 환매자금으로 빠지니 여력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결국 다른 업종을 팔아 IT주를 사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나대투증권은 "그간 비중이 늘어난 자동차와 화학업종을 줄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적을 보면 이들 업종의 비중을 함부로 줄일 수가 없다"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를 사기 위해 자동차나 화학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뉴스 흐름이 불안정한 금융이나 통신비중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자동차와 화학비중 축소는 그 이후의 일이라고 내다봤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이나 통신비중은 이미 낮은 수준에서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시점에서 시장을 따라가거나 시장을 이기기 위해서는 모멘텀이 확보된 업종을 매수하는 '공격이 최선의 벙어'라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날 새벽 뉴욕 증시는 다우종목 어닝릴레이 쇼에 큰 폭으로 상승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연고점을 경신했다. 전날 아시아 및 유럽증시 상승을 보고 예감한 듯 개장하자마자 큰 폭으로 오른 뒤 장마감때까지 밀리지 않고 상승폭을 지켜냈다.

다우지수는 전날대비 184.97포인트(1.51%) 뛴 1만2451.72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2월1일 이후 가장 높은 세자리수 상승폭이다. 개장 직후 일찌감치 1만2400선에 도달, 장중 추가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장중 200포인트를 넘기도 했다. S&P500지수는 17.74포인트(1.35%) 상승한 1330.36으로, 나스닥 지수는 57.54포인트(2.1%) 뛴 2802.51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는 이로써 연고점을 약 1% 격차로 좁혔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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