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은 조만간 전경련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상근 부회장을 겸할 예정이다. 그동안 한경연은 전경련 회장이 연구원 회장을 맡아왔지만 이번에 상근 부회장직이 신설되면서 정 부회장에게 예속되게 됐다.
조직개편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을 꼬집는 목소리도 있다. 상근 부회장직 신설이 허창수 전경련 회장 부임 전 추진된 사실상의 '정병철 작품'이라는 점에서다. '자신이 스스로를 천거했다'는 뒷말이 무성한 까닭이다.
앞서 정 부회장은 작년 5월 한국광고주협회장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협회는 일부 시민단체의 특정 기업 불매운동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전경련과 갈등을 빚어왔다. 결국 전경련의 압박은 통했고 정 부회장은 '전리품'을 챙겼지만 1988년 전경련 주도하에 '독립기구'로 설립된 광고주협회의 존립 철학은 퇴색되고 말았다.
정 부회장이 사석에서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자동으로 맡게 되는 자리는 수십 개에 달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이들 자리가 '책임'이 아닌 '권력'으로 둔갑한다면 그 많은 타이틀은 오히려 '짐'이 될 뿐이다. 전경련의 점령군 논란이 씁쓸한 이유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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