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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별·시간대별 차등화된 전기요금제 시범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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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해설시리즈39]지식경제부, 스마트그리드 국가로드맵

[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21세기는 기후변화의 시대이자 융복합의 시대다. 산업 전반의 체질을 개선해 온실가스를 줄이고 산업 간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지 않고선 세계적인 녹색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전력 분야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전력망은 100여년 전부터 사용해 오던 것으로 '보다 많은 전기를, 저렴하게 공급'하는 데 적합하게 설계된 시스템이다. 그러나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는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면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가'가 더 중요한 관심사다.
엄찬왕 지식경제부 전력산업과장은 최근 한국개발연구원 나라경제 기고를 통해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를 풀 열쇠가 스마트그리드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며 "스마트그리드(Smart Grid)는 전력망을 의미하는 '그리드'(Grid)와 IT을 나타내는 '스마트'(Smart)의 합성어로 공급자와 수요자가 양방향으로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똑똑한 전력망을 말한다"고 밝혔다.

엄 과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를 11%, 2020년까지 전기차를 100만대 보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기존의 전력망을 스마트그리드로 고도화하지 않고선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전기차 운행은 요원한 얘기일 수밖에 없다.

신재생에너지는 깨끗하긴 하지만 날씨에 따른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전력망 관점에선 품질이 좋은 에너지가 아니다. 전기차도 충전 시 일시에 많은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전력망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등 녹색기술을 전력망에 안정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에너지 인프라다.
최근 겨울철 전력수요 급증으로 전력난이 이슈화된 적이 있다. 스마트그리드가 구축되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발전소를 건설하지 않고도 전력의 수요·공급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피크전력의 10%만 낮춰도 원전 5~6기에 해당하는 10여조원에 이르는 발전소 건설비용과 송변전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소비자는 에너지 정보를 제공받아 전기요금도 절약하고 다양한 요금제도 중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어 소비자 편익도 증진된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 인프라로 스마트그리드의 중요성을 인지한 주요국은 기술개발·실증, 표준화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에너지 자립과 노후 전력망 현대화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2009년부터 '경제회복 및 재투자법'에 따라 스마트그리드에 45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일본은 태양광 발전의 전력망 연계를 위해 전국 10개 섬에서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은 2020년까지 전체 전력망 지능화를 위해 2009년부터 4조2500만위안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5년부터 2500억원 규모의 기술개발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 수준의 전력·통신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IT·가전·건설 등 유관산업도 잘 발달돼 있어 상대적으로 스마트그리드 분야의 발전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스마트그리드 세계시장은 북미는 노후 전력망 현대화, 중국은 장거리 송전망 투자, 동남아는 전력공급 수요 증가로 밝은 편이다. 전력분야 시장조사기관인 SBI는 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규모를 2009년 693억달러에서 2014년 1714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정부는 국가 단위의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위해 기술개발, 사업화 및 제도개선 방향을 담은 '스마트그리드 국가로드맵'을 마련했다. 국가로드맵에선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통한 저탄소 녹색성장 기반 구축'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거점도시 및 광역단위의 확산을 거쳐 2030년까지 국가 단위의 스마트그리드 구축 완료를 목표로 설정했다.

스마트그리드는 중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국가에너지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융합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정부는 '지능형전력망 구축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률 제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스마트그리드의 체계적 추진을 위해 국가 차원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인프라 투자비용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스마트그리드의 국가적 확산을 위해 거점도시 지정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에너지 정보의 활용 근거를 마련해 소비자의 에너지 절감을 유도하고 융합서비스산업 창출을 위한 제도적 여건을 조성할 것이다. 사이버 테러 등 침해행위에 대비해 스마트그리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호대책도 마련한다.

스마트그리드가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선 상용화 모델 개발이 중요하다. 정부는 전력·통신·가전 등 168개 민간기업과 협력해 2009년 12월부터 2395억원 규모의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실증사업은 2011년 5월까지 스마트미터(전자식전력량계), 전기차 충전기 등 1단계 인프라 구축을 거쳐 2013년 5월까지 실시간 요금, 전기차 충전서비스, 신재생에너지 전력계통 연계 및 통합 운영 등의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많은 기업들이 스마트그리드 사업은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정부는 스마트그리드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확보하는 한편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주요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2009년 7월에는 G8 확대정상회의에서 스마트그리드 선도국으로 지정돼 글로벌 로드맵을 수립했고 지난 1월에는 미국 일리노이주와 공동협력 사업을 추진키로 MOU를 체결했다.

스마트 그린빌딩, 전기차 충전소 등 분야에 대해 일리노이주와 협력프로그램을 마련 중에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 협력사업을 착수할 계획이다. 또 스마트그리드 글로벌 로드맵의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기술·정책 등 스마트그리드 국제협의체(International Smart Grid Action Network) 룰(rule) 구성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끝으로 스마트그리드가 새로운 융합산업으로 전력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스마트그리드 사업화를 위한 기반 조성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주택용에 계절별·시간대별로 차등화된 요금제를 마련해 올해 7월부터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력수요 감축 실적에 따라 전력시장에서 보상받는 상시 수요관리시장 시범사업을 2012년부터 추진해 민간이 스마트그리드에 자발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갈 것이다.



황상욱 기자 o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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