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해상도 1m급의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2호로 세계 곳곳을 촬영해 영상정보를 얻고 있다. 그러나 아리랑 2호에 탑재된 광학카메라는 빛이 없거나 구름이 많으면 영상을 촬영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할 국내 최초 전천후 영상레이더 지구관측위성이 우주 발사를 앞두고 있다. 바로 합성개구레이더(SAR)를 탑재한 아리랑 5호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는 아리랑 5호를 직접 살펴봤다.
합성개구레이더는 지상에 마이크로 전파를 쏘고, 반사돼 돌아오는 전파를 측정해 영상을 만드는 레이더 장비의 일종이다. 설명을 맡은 항우연 우성현 박사는 "광학카메라가 지구에서 반사되는 가시광선을 받아 '피동적'으로 촬영한다면, 합성개구레이더는 능동적으로 직접 전파를 쏜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장점이 크다. "전파를 직접 쏘고 받으니까 빛이 없는 밤에도 촬영할 수 있죠. 구름이 끼어 있어도 괜찮습니다. 전파 특성상 구름을 통과하거든요." 촬영 사진 분석만으로도 이동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다. "반사된 전파를 분석해보면 촬영 대상이 움직일 때와 움직이지 않을 때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농작물 작황상태를 보고 싶다면 그걸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전파를 쏠 수 있습니다. 물 속도 통과할 수 있고요. 말 그대로 '전천후'인 셈이죠." 위성영상레이더에서 사용되는 파장은 파장의 길이에 따라 X-밴드(약 3 cm), C-밴드(약 5.6 cm), L-밴드(약 23 cm)등 크게 세 종류가 있는데 파장이 길수록 토양이나 산림을 잘 투과하고 파장이 짧을수록 해상도가 높아 파장 대역별로 각기 다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리랑 5호가 궤도에 오르면 위성을 통한 영상정보 확보와 활용 면에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아리랑2호에만 의존해 왔지만, 앞으로는 전천후로 원하는 지역의 위성영상을 확보해 국토나 도시계획분야, 수자원, 농업, 해양, 임업, 지도제작 등 무궁무진한 영역에서 활발히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미 미국, 일본 등 우주개발 선진국들은 영상레이더 지구관측위성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 항공우주국(NASA)는 향후 10년에 걸쳐 마이크로웨이브 원격탐사 기술계획을 진행할 예정이다. 레이더 정보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는 셈이다.
아리랑5호의 개발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5년 6월이다. 해외와 공동 개발한 탑재체를 제외하면 국내 주도로 만들어졌다. 2008년 하반기부터 총조립시험에 착수해 발사때의 진동을 견딜 수 있는지 검사하는 진동시험, 진공 상태에서 극저온과 극고온이 반복되는 우주환경에 적합한지 알아보는 열진공시험 등을 마쳤다. 지금은 지상국과의 교신이 원활하게 이뤄지는지를 알아보는 마지막 시험 단계다.
"지금까지 개발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잘 해결해 왔다"는 우 박사는 "이제 발사만 잘 하면 된다"며 웃었다. 모든 시험을 마친 아리랑 5호는 최종 점검과 기계작업 후 8월 러시아 야스니 발사기지에서 발사된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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