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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달인] 최계경 다하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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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사나이 세계를 잡는다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세계 45개국에 600여종의 감귤류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 '썬키스트(Sunkist)'. 세계 최초로 브랜드명이 붙은 과일 상표로도 유명한 썬키스트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작은 시골 오렌지 농장에서 시작됐다. 현재 캘리포니아주와 애리조나주의 감귤류 재배자 6000여명으로 구성된 비상장 협동조합으로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판 '썬키스트'를 꿈꾸는 우(牛)사장이 있다. 한우 전문 기업 다하누의 최계경 대표(사진)다. 프랜차이즈 시장에 한우(韓牛) 전문점 열풍을 몰고 온 장본인이다. 올해 2월에는 농축산 선진화에 이바지한 공로로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유공자 시상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구제역 피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표창을 받았는데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그동안의 노력이 파노라마처럼 기억에 스쳐지나가면서 뿌듯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구제역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 '한우단지'로 대중화ㆍ세계화= 최 대표는 2007년과 2009년 각각 강원도 영월과 경기도 김포에 한우단지를 세웠다. 한우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이루겠다는 그의 신념 때문이다. 동시에 한우ㆍ육회 전문점인 '등심플러스'와 '유케포차'도 론칭했다. 영월 주천면에 위치한 한우단지는 평일 평균 2000명 이상, 주말 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관광단지로 자리를 잡았다. 외국인 관광객만 1000여명이 넘는다. 조그만 마을을 관광단지로 만든 대표적인 사례다.

"한우를 전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문화단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축산농가의 수익 증대와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컸습니다."
영월 주천면 한우단지는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정육점과 식당이 60개 정도 운영되고 있다. 모두 주민들이 운영하는 점포다. 최 대표가 처음 한우단지를 만들자고 했을 때 주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최 대표는 장사가 안 되면 책임을 지겠다는 각서까지 썼다고 한다.

"지금은 면 시내 인구 800여명 가운데 200명 이상이 이곳에 종사합니다. 이 한우단지 연 매출이 300억원 정도 됩니다. 인구 수와 비교하면 그 어느 지역보다 부유한 마을이 됐다고 볼 수 있죠."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한우 관광을 하기 위해 마을로 몰려들면서 주말 장터도 생겼다. 65세 이상 노인들이 제철 산나물 등을 캐오고 된장 등도 담가서 판매한다. 물건을 팔고 싶어 하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인원도 100여명으로 한정했다. 이들은 격주로 돌아가면서 장터에서 물건을 판다. 다하누에서는 국산 우수 품질 제품이라는 인증서를 제공한다.

"어떤 분들은 주변 주천강과 동강 등에서 골뱅이를 가져와 관광객들한테 판매합니다. 주말에 50kg씩 판매하면서 큰 수익을 얻는 분들도 있죠. 이제는 집집마다 골뱅이를 팔려고 할 정도입니다."

영월 한우단지의 성공사례가 널리 알려지면서 경기도 김포 월곶면 주민들이 최 대표를 찾았다. 한우단지를 만들고 싶다는 이유였다. 김포시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주차장과 화장실, 도로 이정표 등 부대시설을 지원했다.

"이 마을 점포의 90%가 '다하누'란 상호를 사용합니다. 다하누 수퍼, 다하누 다방 등 이런 식이죠. 정육점과 식당은 30여곳 정도 됩니다."

최 대표가 한우단지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스스로가 누구보다 한우 시장을 잘 알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육(肉) 사나이로 성장한 최 대표의 지식과 경험을 충분히 활용한 결과다.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난 그는 1983년 주천종합고교 축산과를 졸업한 후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 구로구 독산동 인근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던 친척집에 머물러 일을 하다 직접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0년대 초에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돼지고기 전문점을 창업해 소위 '대박'을 냈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대해 전국에 1000여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가격파괴와 최저수익 보상제 등 파격적인 시도를 통해 가맹점주는 물론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형제들에게 공장과 영업운영권 등을 나눠줬죠. 저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했고 '한우'를 선택했습니다."

◆ '유통혁신'이 지속성장 비결= 최 대표는 한우 사업을 결심하면서 유통 혁신을 고민했다. 물류비와 인건비, 매장 임대료, 시설비 등을 줄이면 기존 한우전문점들 보다 싼 가격에 양질의 쇠고기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방에 한우 단지를 만들고 서울 등 전국에서 소비자들이 올 수 있게 먹을거리와 볼거리(관광상품)를 제공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100g 기준으로 한우 1등급 꽃등심과 안심을 각각 6000원, 4500원의 싼 가격에 판매한다. 영월과 김포 한우단지에 소비자들이 장사진을 이루는 이유다.

최 대표는 온라인을 통한 한우 유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한우를 구입할 수 있도록 다하누몰(www.dahanoomall.com)을 운영중이다.

"한우 전문 쇼핑몰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이 연 40억원에 달합니다. 쇠고기를 비롯해 곰탕 등 가공식품 등도 판매하고 있죠.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입니다."

다하누에서는 곰탕과 육포, 설렁탕, 떡갈비, 불고기 소스 등 가공식품류도 개발해 판매중이다. 특히 곰탕의 경우 대한항공 국제선 기내식으로 월 평균 7000개 정도가 납품되고 있다. 육포는 러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 등 해외 수출을 위해 샘플 제품이 나간 상태다. 올 상반기까지 갈비탕, 한우 감자 고로케, 뚝배기 불고기 등 20여가지의 제품을 만들 계획이다.

"지속성장하는 한우 전문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가공식품을 개발해 판매해야 합니다. 빠르면 내달 초 미국에 다하누 법인을 만들어 해외 시장 개척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입니다. 특히 떡갈비와 육포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 대표는 5년 내에 전국 20여곳에 한우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한우 대중화에 기여하고 세계인들이 오렌지 하면 썬키스트를 떠올리듯이 한우를 생각하면 다하누를 찾도록 만들겠다는 각오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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