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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길 SK C&C사장 자사주 매입 큰 뜻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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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 대표, 본인 자금으로 자사주 매입
-책임경영 위한 주주가치 제고냐 최회장 안정적 경영권 확보냐


(사진)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정철길 SK C&C 대표

(사진)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정철길 SK C&C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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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 임철영 기자]정철길 SK 대표는 최태원 SK 그룹 회장과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1990년대 SK에너지(옛 유공)에 입사한 최 회장은 이후 아버지인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갑작스럽 작고(1998년)와 이어진 그룹 위기로 그야말로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손길승 회장과 함께 그룹을 이끌었지만 30대의 젊은 나이여서 난관을 넘기에는 힘이 부쳤다. 검찰수사, 기업의 구조조정, SK네트웍스 사태 등 현안이 산적했다.

이 때 최 회장에게 힘이 된 사람이 정 대표다. 정 대표는 최 회장이 SK그룹 회장직에 취임한 1998년 그룹 구조본부추진본부 인력팀장(상무)으로 발탁된 이후 최 회장을 근거리에서 보좌하며 그룹 위기 돌파의 산파역을 했다. 당시 구조조정을 훌륭하게 마무리하면서 오늘날 SK그룹의 기반을 마련했다.

핵심 요직을 두루 섭렵한 정 대표는 지난해 SK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SK C&C 대표로 취임했다. 정 대표가 이번에는 자신을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앉혀 준 최 회장에 대한 화답에 나섰다.
18일 SK C&C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 16일 본인 자금으로 자사주 3500주를 3억3600만원에 매입했다. 이는 지난해 부임 이후 최초 지분 신고로 SK C&C도 이례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며 그 의의를 밝혔다.

보통 최고경영자(CEO)의 자사주 매입은 실적 개선에 대한 CEO의 의지를 주주에게 각인시킴으로써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회사측도 "통합 지주회사 탄생에 대비한 주가 끌어올리기라는 해석은 다소 무리가 있는 것 아니냐"며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책임의식을 강조한 CEO의 의지라고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런 회사측의 공식적 입장에도 불구하고 증권가를 비롯한 업계에서는 정황상 주가 올리기를 통해 최 회장 지원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중론이다. 통합 지주회사 탄생이 불가피한 SK그룹 입장에서 SK C&C의 주가가 SK 주가에 근접할수록 합병시 최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른바 '당위론(當爲論)'이다.

SK C&C와 SK의 합병이 유력한 가운데 지배구조상 SK그룹 지주회사격인 SK C&C의 주가가 높으면 높을수록 합병 지주회사 탄생시 최 회장의 지분율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주춤한 SK C&C의 주가 상승세다. 공모가 3만원으로 시작한 SK C&C의 주가는 한때 10만6500원까지 호가했지만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 포지션때문에 힘을 잃고 9만2300원(17일 종가 기준)까지 내려앉았다. 이에 정 대표가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며 주가 수호에 앞장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주회사 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인 지주회사의 최대주주는 통상 30% 이상 지분율 수준에서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현재 상태로 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SK가 현재가 기준으로 SK C&C와 합병 된다면 최대주주 지분율이 20% 수준으로 하락하기 때문에 경영권 확보가 불안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업구조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SK에 대한 최 회장 지분율은 0.02%(1만주)에 불과하다. 최 회장이 2225만주(4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SK C&C의 SK 지분율이 31.82%(1494만4432주)임을 고려할 때 현 주가 수준에서 합병될 경우 최 회장은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최 회장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SK C&C의 주가(17일 종가 9만2300원)가 0.01%의 지분율에 불과한 SK의 주가(17일 종가 14만원) 대비 66%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7일 종가 기준 SK C&C와 SK가 통합 지주회사를 위해 합병된다고 가정했을때 최 회장의 지분율은 22%로 낮아져 외국인 지분율인 17% 수준과 맞먹게 된다. 여동생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지분율 5%와 SK텔레콤의 지분율 2%를 포함하더라도 사주 일가 지분(27%)은 30%에 못미치게 된다.

여타 주요그룹 지주회사의 사주 일가 지분율을 살펴보면 SK 통합 지주회사에 대한 경영권 불안정성이 더 부각된다. LG의 경우 구본무 회장 외 40명이 48.6%, CJ는 이재현 회장 외 6명이 42.4%, 두산은 박용곤 회장 외 38명이 36.2%, 한화는 김승연 회장 외 8명이 36%, LS는 구자열 회장 외 40명이 33.4%를 각각 보유해 30~50% 수준의 분포도를 보였다.

SK C&C측도 상장 이후 주가 상승세의 기반이 합병 기대감이라는 설명과 함께 현 상태에서의 합병시 경영권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SK C&C 관계자는 "지주회사의 경우 40% 수준의 사주 일가 지분율이 안정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사의 주가가) 지난 2009년 11월 상장 이후 3배가 뛰어넘는 주가 상승을 보인 것은 SK와의 합병 기대감이 어느정도 반영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상원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합병 시나리오와 관련 "내부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합병을 하더라도 주가가 정리된 다음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SK C&C의 주가가 SK의 주가보다 현저히 낮은 현 상태로는 합병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증권가 전문가들은 최근 SK C&C에 대해 KB금융과의 자사주 맞교환으로 잠재적 매물부담이 해소됐다고 평가하며 하향 추세에 있는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 3D맵 솔루션 등 신규 성장사업에서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가파른 실적 개선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강록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신규사업의 성장성이 가시화 되고 있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그룹차원에서 SK C&C와 SK의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양사의 합병후 IT 서비스부문을 분할하는 구조조정이 단행될 경우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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