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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가위, 나눔을 실천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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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내일 모레면 추석이다. 추석은 한 해 농사를 마무리 짓는 가을걷이를 끝내고 햇곡식으로 빚은 송편과 술, 햇과일로 상을 차려 자연과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날이다. 아울러 온 마을 사람들이 한 데 모여 강강술래, 줄다리기 등을 즐기며 풍성한 결실을 자축하는 한바탕 축제의 마당이기도 하다. 특히나 넉넉한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나눔의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 추석은 예년 같지 않다. 명절이 오히려 반갑지 않은 이들이 많다. 봄 철 이상 저온에 얼마 전 닥친 태풍 곤파스로 인해 농사를 망친 농민들은 시름에 젖어 있다. 지표는 좋아졌다고 하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바닥이다. 전세가는 폭등하고 고용시장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청년 실업은 더욱 심각해 취직 못한 젊은이들이 부모 얼굴 보기가 민망해 고향을 찾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웃을 돌아보는 넉넉한 마음도 크게 줄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과거의 추석 때와 달리 올해는 일선 사회복지시설을 직접 찾는 도움의 손길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백화점을 비롯한 고급 유통점에서는 100만원, 200만원짜리 굴비와 명품 한우 등 고가의 선물세트가 불티나게 팔린다는데 사회복지시설을 찾는 발길은 썰렁하기만 하다는 얘기다.

한 취업포털사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가까운 48.6%가 추석 선물 구매와 가족 용돈, 차례 비용 등으로 필요한 금전적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고 한다. 게다가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근로자도 8월말 기준 18만명에 이른다. 한 사람당 430만원에 달한다. 한쪽에서는 연휴 기간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국민들이 90만 명에 이른다고 하는 데 한쪽에서는 치솟은 장바구니 물가와 얇은 주머니로 인해 차례 상 차리기도 힘에 겨운 국민들이 있는 것이다.

사회가 밝고 따뜻해지려면 나누는 마음이 널리 퍼져야 한다. 살기가 어려울 때일수록 어려운 이웃에게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가진 사람들이 앞장서 소외계층을 보듬어 안는,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내 처지가 어렵더라도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 한 마디를 건네는 '넉넉한 한가위'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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