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보다는 경기둔화 우려..글로벌 증시 안정 전제돼야
지난 밤 미 증시가 보합세로 거래를 마감한만큼 여전히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장중 흐름만 보면 기대감보다는 우려감이 더욱 큰 상황이다.
지난 밤 JP모건을 시작으로 금융주의 어닝시즌이 시작됐지만, JP모건이 예상외로 개선된 실적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질적인 기업 체력에 대한 우려감이 컸던 점, 중국에 이어 미국의 제조업 경기마저 삐걱거리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재차 수면위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 지난 밤 뉴욕증시에서 확인된 만큼 일단은 냉정한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뉴욕증시의 안정적인 흐름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국내증시 역시 차별화된 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그나마 뉴욕증시는 밸류에이션 매력도라도 높지만, 국내증시의 경우 이미 연고점을 넘어선 만큼 가격부담이 더 큰 상황이어서 오히려 부담이 크다고도 볼 수 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수급이다. 전일에 이어 외국인이 대량 매수세를 유지했지만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외국인이 9000억원 이상을 사들인 지난 14일 코스피 지수는 1.3% 상승세를 보였는데, 이는 당시 미 증시 상승(1.44%)에 연동했음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 효과가 그리 발휘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전일에도 외국인은 4000억원 이상 사들였지만 오히려 코스피 지수는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매수 영향력이 내국인 매물로 인해 상쇄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지수가 한단계 레벨업되면서 투신권의 대량 매도가 확인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전일 외국인들의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에도 불구하고 장 마감시 비차익 거래가 7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는데, 집계상으로는 투신권의 대량 매도가 잡히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 상단을 뚫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재차 펀드환매가 시작됐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국내증시 내부적으로 동력이 없다면 중국증시나 미 증시 등 글로벌 증시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경기둔화 우려가 뚜렷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이마저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어닝 모멘텀이 남아있다는 반박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미 어닝시즌에서 벗어나있는 분위기다.
킴 코우휘 포트피트 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최근 어닝 모멘텀으로 강력한 랠리를 경험했지만, 투자자들이 어닝에서 눈을 돌리고 경기 쪽으로 시선을 고정시키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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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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