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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당신이 군복을 입은 이유를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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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할말을 잃었다. 국민들은 천안함사건이 발생한 100일째 되는 날 가슴속 아픔을 씻어내지도 못한 채 해군의 어이없는 사고 소식을 또 들었다.

지난 3일 현역군인장교들이 해군 첩보부대에서 사용하는 작전용 고속단정을 관광용 배로 사용하다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배에 탔던 사람들은 고등학교 동문으로 알려진 해.공군 군인 5명과 군인가족 8명, 민간인 2명 등 총 15명이다. 현역 군인은 공군 소령 1명, 해군 위관급 장교 2명, 부사관 2명이다.
이들은 휴양지에 놀러갔다가 첩보수집을 위해 이용하는 고속단정을 타고 태안군 소원면 모항항 앞바다에 나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국립대전현충원 46용사 묘역에서는 천안함이 침몰한지 100일을 맞아 사고 희생자 추도식이 열렸다. 유가족들은 어이없는 사고로 가족을 잃은 슬픔에 울고 또 울었다. 이들의 가슴속에는 내 남편을, 내 아들을 어이없게 잃어버린 억울함이 죽을 때까지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군당국은 천안함사건 발생이후 국민 앞에서 전투준비 태세를 완비하고 군기강 해이를 바로잡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 100일째 되는 날 국민들 앞의 다짐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사실 군의 다짐이 무너진 것은 이번뿐만 아니다.
지난 5월 중하순에는 다국적 해군 연합기동훈련인 림팩(RIMPAC)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하와이에 파견중인 해군 간부들이 가족을 동반해 현지 관광을 다닌 것으로 확인돼 빈축을 사기도 했다. 훈련차 미국 하와이에 정박 중인 7600t급 세종대왕함에 승선한 장교 2명과 준사관 및 부사관 28명 등 총 30명은 당시 국내에서 건너온 가족들과 와이키키와 카일루아해변, 하나우마베이 등 관광지를 돌며 쇼핑과 해양 스포츠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왜 군은 스스로 믿음직한 군이 되기를 포기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일선 전방부대의 생활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일부 부대에서는 야외훈련장에서 밥이 오질 않아 전우들끼리 밥을 나눠먹기도 한다. 밥이 부족하다고 투덜대는 장교는 없다. 오직 전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땀을 흘리는 모습만 보일뿐이다.

그러나 이런 장병들의 땀방울은 일부 군장병과 한순간의 사고로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이제는 떨어질대로 떨어진 군 기강을 다시 끌어 올려야 한다. 군기강 확립은 지휘부를 교체하고 지시 공문를 보내 지시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군복을 입은 군인은 한명 한명이 임무에 충실하라고 국민이 입혀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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