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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송영길 당선자의 정치적 행보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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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교류 단독 재개 방침은 '오버'...'점령군식' 인수위, 비판 일색 행보 자제해야...시민 소통 통한 대안·비전 제시 주력해야

지난 6.2지방선거 결과가 인천에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사실상 첫 수평적 정권 교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민선 1~2기 최기선 전 시장의 경우 관선 시장 출신이었고, 뒤를 이은 안상수 현 시장도 최 전 시장의 '라인'을 그대로 물려받았기에 '정권 교체' 수준은 아니었다.
따라서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의 경우 지지 기반ㆍ지역, 정당, 정책, 인맥 등이 송두리째 바뀌는 사상 최초의 사례다.

그래서인가. 시정 인수를 위해 구성된 '大인천비전위원회'가 요란하다. 연일 핫 이슈를 쏟아내고 있다. 인천시 출입 기자들 사이에선 '인수위가 아니면 지면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그런데 너무 정치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 정부의 대북강경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 대표적이다.
정책에 대한 찬반 여부를 떠나 광역단체장이 정부 차원의 문제인 대북 정책의 당사자가 아니다. 관련 법상 정부가 대북 교류를 금지하면 광역단체장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도 송 당선자가 느닷없이 사실상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대북강경정책 전면 거부 및 독자적 남북교류협력사업 재개'라는 초강수를 뒀다.

정치권에서는 안희정ㆍ김두관 등 같은 민주당내 '40대 당선자'들이 4대강 사업 이슈로 주목받는 반면 송 당선자는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던 상황이라는 점을 배경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 시정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도 물론 인수위의 임무다.

하지만 시정의 치부를 일일이 공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비판을 주업으로 삼는 야당과 '대안'을 중심에 놓는 시정 주체로서의 입장은 다르기 때문이다.

일선 인천시 공무원들이 "국정감사를 또 한 번 받는 것 같다"며 호소하면서도 일각에선 "너희들도 들어와 봐라. 별 다를 것 없을 것이다"라고 비웃고 있는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

점령군식 행보도 문제다. 시 고위 공무원 한 명을 콕 찍어서 '선관위에 고소하겠다'고 대변인이 브리핑까지 했다가 내ㆍ외의 반발이 거세자 유야무야시킨 것이 대표적 사례다.

주변에선 "인수위가 겨우 2주일을 못 참아서 송 당선자를 한 입으로 두 말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비웃고 있다.

인수위는 당초 목표대로 시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정책 대안 제시와 공약 실천 방안, 비전을 완성하는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송 당선자도 "인천의 미래가 내 개인의 프로그램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

재임 기간 동안 선정을 펼쳐 시민들의 인정을 받으면 누가 뭐라고 해도 송 당선자의 미래는 보장된다. 만약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깜짝쇼나 벌인다면 잠깐은 속아도 역사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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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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