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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통사 보조금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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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7개월 만의 재회였다. 이석채 KT 회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이상철 LG텔레콤 부회장 등 주요 통신사 수장들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5일 마련한 통신 CEO 간담회서 다시 만났다.

지난 해 7월 최 위원장 주재로 열린 통신 CEO 조찬간담회처럼 분위기는화기애애했다. 당시에는 6명의 CEO가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4명으로 줄었다. LG3콤(텔레콤ㆍ데이콤ㆍ파워콤) 합병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다. 통신시장이 KT-SK-LG간 그룹 경쟁체제로 돌입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참석자는 바뀌었지만 화두는 여전히 단말기 보조금이었다. 최시중 위원장이 "보조금 경쟁을 지양하자"고 제안하자 통신사 CEO들도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간담회 자리에서는 "보조금 경쟁을 안했더라면 우리도 애플같은 회사가 나왔을텐데..."라는 아쉬움섞인 언급도 있었다.

지난해 7월 모습이 오버랩됐다. 당시 통신사 CEO들은 보조금을 자제해 과도한 마케팅을 하지 않겠다고 합의했다. 약속을 어기는 사업자에 대해 방통위가 제재를 가해줄 것을 건의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 후 몇 달간 실제로 공짜폰이 사라지는 등 과열 마케팅이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그 때뿐이었다. 이내 보조금은 되살아났고, 사업자들은 "저쪽이 먼저 약속을 위반했다"며 서로를 비난하기에 바빴다. 보조금이 마케팅의 주요 수단으로 기능하는 상황에서 '보조금 폐지'는 '언어의 유희'였던 셈이다.
보조금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보는 시각도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보조금이 없다면 애플 아이폰이나 삼성 옴니아 등 100만원 가까운 스마트폰이 과연 수 십만대씩 팔려나갈 수 있었을까.

보조금이라는 윤활유가 있기에 '스마트폰 대중화'라는 구호가 통한 것은 아니었을까. 보조금 자체를 터부시하는 것은 기업위주의 발상일 뿐이다. 7개월만의 재회에서 보조금 문제가 건설적인 방향으로 업그레이드되지 못한 채 제자리만 맴돈 것 같아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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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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