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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점에 사는 연기금..속 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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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상승 기대..매수적기 논란은 여전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주식시장의 소방수, 증시의 구원투수인 연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방수 혹은 구원투수라는 수식어답게 증시가 급락할 때 마다 주식 매수에 나서면서 하락을 막아냈던 연기금이 최근에는 조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코스피 지수는 미 증시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연고점을 경신하며 탄력있는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가 강세를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연기금의 대규모 매수세.

연기금은 이날 1685억원을 순매수하며 1년여만에 최대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고, 이것이 미 증시와는 다르게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유도해낸 것이다.

19일에도 연기금의 매수세는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전고점을 돌파하며 19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연기금은 오전 10시30분 현재 300억원 가량의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말부터 2009년 초 주가 급락시 주식을 대거 매수하며 2009년 최고의 수익률을 거뒀던 연기금의 행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연기금, 주가 상승 노린 매수?
이미 주가가 만만치 않게 오른 상황에서 연기금이 적극 매수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매수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매수의 경우 위탁운용사 4군데에 300억원씩 1200억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말 위탁운용사를 선정했는데, 하반기에 자금이 집행됐어야 하지만 이것이 미뤄지다가 전날 집행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전날 1680억원 가운데 1200억원이 위탁운용분이라면 나머지 500억원 가량이 실질적인 매수세가 되는데 이 역시 그간의 연기금의 행보를 감안하면 적지 않은 매수세다.

연기금은 2008년 이후 주식을 대거 매수한 후 2009년에는 8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는데 이는 차익실현 과정으로 해석되고 있다. 상당 물량에 대해 차익실현에 나섰고, 2009년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좋은 결과를 거둔 만큼 연기금은 새로운 전략을 구상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스피 지수가 1700선에 안착을 할지 말지 기로에 놓인 가운데 연기금은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고 매수세를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유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자금이 신흥시장으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 IT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IT비중이 높은 국내증시의 매력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5월 MSCI 편입 이슈도 예정돼있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기금 역시 이같은 조건들을 분석하고, 주가 상승에 무게를 둬 매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특히 연기금이 2009년 11월 현재 국내주식의 12.2%를 보유하고 있는데 2010년 목표 비중이 16.6%임을 감안한다면 추가 매수에 나서겠다는 의도를 밝힌 것으로 해석되는 만큼 지금부터 매수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이 과연 매수 적기?
하지만 연기금의 매수세를 두고 지금이 매수 적기인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연기금은 PER 10배 아래로 내려가면 주식을 매수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지만 현재 PER은 10.4~10.7배 수준"이라며 "물론 PER 자체가 높은 수준인 것은 아니지만 그간 지수를 이끌기보다는 하방경직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했던 연기금의 태도와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기금이 전날 주로 매수했던 종목 중 하나인 한국전력만 보더라도 이미 2년래 최고치로 치솟는 등 가격부담이 상당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추가 매수에 나섰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는 중장기적 투자자로 인식되고 있는 연기금이 꾸준히 매수에 나설 수 있겠냐는 의문으로도 연결된다.
하방경직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주로 했던 연기금이 주식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또 주가가 현 시점에서 조정을 받았을 때도 꾸준히 매수에 나설 수 있을지 확신을 갖기가 어렵다.

확신을 갖기 어려운 또다른 이유는 주가가 추가 상승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1700선의 기로에 놓여있는 가운데 연기금이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적극 매수에 나섰다고 추정할 수 있지만, 만일 반대로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연기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크게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지난 주 미국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와 독일증시의 경우 5-20일선의 단기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닛케이와 선전증시 등 연고점을 연일 경신하던 아시아 증시 역시 이날 오전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만증시 역시 연고점을 경신한 뒤 수렴되는 5-10일선을 하향돌파하는 모습이다. 상승세를 이어간다 하더라도 상승탄력이 강하지 않을 뿐더러 추가 하락 가능성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기금이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가 상승한 것은 오히려 타깃을 확인해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타깃에 가까워질수록 차익매물이 출회되면서 시장이 주춤한다면 연기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역시 약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성공투자 파트너] -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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