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게이트' 박연차 前회장 징역 3년6월 실형(종합)

정대근 전 농협회장 '징역10년' 중형
김종로 검사, 이상철 부시장 각각 집유
최철국 의원 '의원직 상실형'

세금 수백억원을 탈루하고 정관계 인사들에게 대가성 뇌물을 살포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징역 3년 6월이 선고됐다.

휴켐스 인수와 관련해 박 전 회장에게서 뇌물 수십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정대근 전 농협 회장은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

이밖에 박 전 회장으로부터 청탁성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종로 부산고검 검사와 이상철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는 집행유예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최철국 민주당 의원에게는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홍승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3년 6월ㆍ벌금 300억원을, 정 전 회장에게 징역 10년ㆍ추징금 78억여원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에 대한 공소사실 모두를 유죄로 인정한 뒤 "태광실업을 세계적 신발 제조업체로 성장시켜 국가에 기여한 점, 200억원 이상을 복지단체 등에 기부한 점, 고령에 건강이 악화됐고 범죄사실을 모두 자백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정 전 회장에 관해선 "거의 100억원에 이르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거액을 받은 점,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박 전 회장은 홍콩 APC 법인을 통해 세금 280억여원을 포탈하고(조세포탈) 정 전 회장에게 휴켐스를 유리한 조건에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20억원을 건네는 한편 정관계 인사들에게 대가성 금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및 배임증재 등)로 구속 기소됐으며 현재 허리와 목 디스크 수술 등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허가를 받아 일시 석방된 상태다.

정 전 회장은 박 전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김형진 세종캐피탈 회장에게서 세종증권 인수에 대한 대가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한편 재판부는 김종로 검사에게 징역 10월ㆍ집행유예 2년ㆍ추징금 1200여만원을, 이상철 부시장에게 징역 8월ㆍ집행유예 2년ㆍ추징금 2400여만원을 각각 선고하고 최철국 의원에게는 형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이 상실되는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김 검사는 지난 2005년과 2007년 자신 및 지인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간단하게 끝날 수 있도록 힘을 써달라는 청탁과 함께 박 전 회장으로부터 모두 1만 달러를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이 부시장은 월간조선 대표이사 겸 발행인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07년 박 전 회장으로부터 "저나 태광실업에 불리한 기사를 내보내지 말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2만 달러를 받은 혐의(배임증재)로 불구속 기소됐다. 최 의원은 지난해 총선 과정에서 박 전 회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역시 불구속 기소됐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