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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물가는 '안정' 체감 물가는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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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째 둔화세를 보이며 전년 동월대비로 9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1.6%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식료품과 농축산물, 서비스 요금 등의 오름세는 계속되는 등 서민들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6% 오르며 2000년 5월(1.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의 예상대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1%대 진입'이 시현된 것이다.

지금처럼 경제가 휘청거릴 때 물가가 지속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건 반가운 일이지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그리 낙관할 일만은 아니다.

최근 통계지표상의 물가 상승률 둔화는 지난해 물가가 너무 많이 오른데 따른 일종의 '착시' 현상이란 이유에서다.
송성헌 통계청 물가통계과장도 "7월 소비자물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인 것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석유류 가격이 크게 떨어진데 따른 기저(基底) 효과 때문"이라고 말했다.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작년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대비 5.9%로 정점을 찍은 것은 석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이 컸다.

반면, 올 7월엔 다른 공업제품의 가격은 작년 같은 달보다 모두 올랐으나 석유류가 20.9%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집계에 쓰이는 489개 품목 중 석유류의 비중이 5%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을 비춰볼 때 결국 석유류 가격의 등락이 물가지표를 좌우하고 있단 얘기가 된다.

그러나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되는 생선,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지수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8.4%나 올랐고, 전월비 오름세는 더 두드러져 상추는 한달 새 58.5%나 가격이 뛰었다.

파(54.7%), 시금치(27.1%), 우유(22.0%), 갈치(21.5%), 쇠고기(7.3%) 등 또한 평균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그 결과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이던 전월대비 생활물가지수 또한 0.4% 상승으로 돌아섰다.

게다가 올해는 장마가 유난히 길었던 탓에 농산물의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재정부 당국자 역시 "아직 소비가 크게 개선되지 않아 수요 부문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석유나 농축수산물처럼 공급 측 요인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큰 제품은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전기, 가스에 이어 택시, 난방 등의 공공요금도 앞으로 줄줄이 인상될 전망이어서 올 하반기 물가 상승 압력이 한층 더 가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최근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물가에 대한 점검과 주요 정책 결정을 각 경제부처 장관과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참석하는 '경제정책조정회의(현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다루도록 한 것도 바로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의 물가 상황은 한두 가지 사안만을 두고 접근하기 어렵다"면서 "각 부처가 인지하고 분석한 내용을 종합해 서민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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