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 노동부 관계자가 출근 하자마자 털어놓은 넋두리다. 최근처럼 노동부가 '핫이슈'로 떠오른 적도 없을 것이다. 노동부 장관의 눈물 흘리는 모습이 신문 1면을 장식하는가 하면 말 한마디, 자료 하나가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나흘 내내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그토록 주장하던 '100만 실업대란' 위기가 촉발했는데 대책은 커녕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문제를 촉발시킨 근원지로 국회와 양대 노총을 겨냥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노동부는 1일 이후 비정규직 해고 사례만 계속 발표할 뿐, "현재 행정력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정확한 비정규직 해고 통계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책임만 회피하려 한다는 생각이 확고해 지는 이유다.
결국 7월1일은 왔고, 예정대로 법은 시행됐다. 노동부의 표현대로라면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물은 쏟은 사람을 가려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덜 젖게 만들기 위해 마른 걸레로 닦아내는 것도 노동부의 역할 아닌가. 그런데 누명을 벗기에만 급급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한심스럽기만 하다.
이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위기상황에 처한 노동부가 비난에 떠밀려 벼랑 끝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기본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당장 내일부터 거리로 나앉을 서민을 먼저 고민한다면 적어도 '노동부 장관이 기획재정부 장관이냐'라는 말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