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갑자기 불어닥친 금융위기에도 국내 주요대학들이 양호한 투자수익률을 나타낸 이유는 '투자포트폴리오의 다양화'에 있다.
보수적 투자로 일관해오던 대학들은 지난해 관련 법령 개정과 함께 주식, 펀드 등 다양한 수익증권 투자에 뛰어들며 고수익 창출에 나섰다.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금융위기로 대규모 투자손실이 예상됐지만 안정자산과 위험자산에 적절한 분배를 하며 플러스 수익을 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5일 대학들에 따르면 서강대는 지난 회계년도(2008년 3월~2009년 2월) 등록금과 적립금 투입 대비 4.24%의 수익률을 기록, 주요 대학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3년 누적투자수익률에서도 12.98%를 기록, 타 주요대학에 비해 우수한 수익률을 자랑했다.
서강대는 투자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대학 중 하나다. 특히 증시전문가들로 '특별재무팀'을 구성, 대박투자 전략짜기에 들어갔다.
동문인 김영익 하나투자증권 부사장과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홍성국 상무, 아이투신운영 채권본부장 김형오 상무를 서강대 자금운용 위원으로 위촉, 높은 투자수익을 창출할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서강대 재무팀은 이들 전문가와 잦은 만남을 갖고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투자 전략을 세웠다.
손실 위험이 높은 '주식투자'의 비중은 크게 높이지 않았지만 펀드ㆍ파생상품ㆍ채권 등 주식관련 상품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며 안정적 수익창출에 집중했다.
특히 국내 주요대학들은 주식관련 상품 중에서도 채권형펀드 상품에 집중적인 투자를 했다.
채권형펀드 상품은 안정적인 금리정책으로 타 상품 대비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며 대학들이 플러스 투자수익을 내는 데 주요하게 기여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대학 자금은 고수익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주로 채권형펀드에 집중됐다"며 "이로 인해 지난해 금융위기 말 큰 손해를 보지 않고 선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국내증시가 다시 힘을 찾으며 대학들은 수익증권에 대한 투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대의 경우 파생상품 투자금융회사를 직접 설립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학별로 특별 재무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적극적 투자자로 자리잡는데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대학관계자들은 전했다.
한국사학진흥재단 관계자는 "국내 대학들의 수익용 기본재산을 볼 때 아직까지 토지나 보통예금 등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학교 법인들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재정 운용 방안으로 전환해 보다 많은 전입금이 학교로 흘러가도록 이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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